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의 정기 임원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오너 3세’들의 초고속 승진이 주목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인기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젊은 리더’를 앞세워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새롭게 경영 전면에 등장한 오너 일가는 농심이다.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이 하반기 정기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신상열 전무는 1993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2015년 농심 인턴사원으로 입사해 2021년 구매 담당 상무를 역임했다. 당시 원자재 수급과 협력업체 관리 등 구매와 관련된 업무를 도맡았다. 올해 신설된 미래사업실에 실장(상무) 자리를 맡은 지 1년 만에 전무 타이틀을 달았다.
미래사업실은 신사업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은 물론 국내외 공장 설립과 같은 대규모 투자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말 그대로 그룹의 미래와 맞닿아 있는 부서로 신 전무를 필두로 신사업 발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신 전무의 누나인 신수정 음료 마케팅 담당 과장도 이번 인사에서 상품마케팅실장 상무로 승진했다. 신 상무는 1988년생으로, 미국 코넬대 졸업 후 글로벌 기업에 근무하다 2022년 1월 음료마케팅팀 과장으로 농심에 입사했다.
앞서 오리온·삼양라운드스퀘어 등에서도 3세들의 초고속 승진이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오리온 3세인 담서원 상무는 1989년생으로 오리온 입사에서 임원 승진까지 채 1년 반이 걸리지 않았다. 화교 출신의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오너 2세 이화경 부회장 부부의 장남인 담 상무는 2021년 7월 오리온의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핵심 부서인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 1년 5개월 만인 이듬해 12월 인사에서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의 3세인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도 2020년 20대 나이에 임원이 됐다. 전 본부장은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으로 1994년생이다. 2019년 25세에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해 1년 만에 이사로 승진하며 임원이 됐다.
이들은 대부분 ‘유학파 출신’으로 각각의 후계자들이 어떤 경영 전략으로 그룹을 이끌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너 1·2세대가 모태 ‘식품’에 집중한 것과 달리 바이오·헬스케어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을 줄 전망이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는 K푸드 인기에 발맞춰 해외 법인 확대로 외형을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 현지 생산 능력을 키우고 세계 각지 수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면 중장기 수익성 확보가 수월해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K푸드 열풍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식품업계 내 비교적 젊은 오너 후계자들이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신사업에서 만들어낸 성과를 바탕으로 승계 기반을 닦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 [유통가 투데이] CJ올리브영,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탄탄’ 선봬 外
- 서울경제진흥원, 올해 대외수상 12건 기록
- SK하이닉스, 주당 고정배당금 25% 상향 등 주주환원 정책 발표
- 롯데케미칼, 회사채에 은행보증 추가… ‘롯데월드타워’ 담보로 제공
- ‘롯데월드타워’를 건 유동성 확신… 롯데케미칼 살아날까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