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니컴퍼니는 코로나19 유행으로 기존 화장품 수출업이 어려워지자 2022년 공연콘텐츠업체로 전환했다. 주력 업종을 바꾸자 인도네시아어, 말레이시아어, 일본어 등 다국어 능력을 갖춘 공연 담당 인력이 필요했지만, 소기업이 전문 인력을 채용하기는 어려웠다. 정유니 대표는 여성기업 일자리허브를 찾았고, 회사 상황과 직무 특성에 따른 맞춤 인력을 추천받았다. 그 결과 일자리허브를 통해 총 11명을 채용했다. 정 대표는 “혼자 여러 업무를 수행해야 해 면접 일정 잡기도 벅찼는데 여성기업 일자리허브 덕분에 특수 인력을 적시에 구했다”면서 “사업 전환과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이하 센터)는 2017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을 받아 여성기업 전문인력 매칭 플랫폼 ‘여성기업 일자리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전담 매니저가 여성기업 직무 요구사항을 구체화하고 구직자 발굴, 인재 매칭, 면접 조율 등 모든 과정을 밀착 지원한다. 별도 수수료는 없다. 지난해까지 일자리허브가 매칭한 일자리는 7500개가 넘는다.
여성 일자리허브는 직업훈련비, 고용유지지원금 등 지원금에 의존하는 기존 사업과 달리 여성기업 성장을 위한 고경력 전문인력 연결에 초점을 맞췄다. 2022년 말 기준 여성기업 수는 326만개로 전체 기업의 40.5%를 차지하지만, 매출 비중은 10.2%에 불과하다. 영세한 숙박·음식업 등에 업체가 편중된 탓이다. 여성기업 일자리의 질적 성장이 고부가가치 창출 첫걸음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자리허브는 전문인력 연결에 기여하고 있다. 매칭에 성공한 구직자 중 4년제 학사, 석·박사 학력 보유자는 약 70%였다. 특히 수도권 여성기업에서 디자인, 경영, 정보기술(IT) 등 전문직종 구인 비중이 높았다. 대부분 사내 인사팀이 부재함에도 빠르게 고경력 인재를 확보했다.
여성 경력단절 해소도 일자리허브 효과다. 전자상거래 기업 지앤지글로벌은 유연근무제를 도입, 40대 경력단절여성을 중심으로 온라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수년 전 다른 플랫폼에서 구인에 실패했지만, 여성 일자리허브에서 재택근무로 조정을 권유하며 변화를 맞았다. 고용안정과 개인 경력 개발을 동시 충족하려는 여성 구직자 수요에 부합한 것이다.
박진아 지앤지글로벌 대표는 “(일자리허브) 담당 매니저 조언으로 근무 형태를 조정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담당 매니저와 직무 이력을 신중히 살펴본 결과 퇴사율 없는 안정적인 조직을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중기부와 함께 여성 특화 일자리 매칭으로 경제 활성화에 나선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여성 경력 단절로 인한 연간 경제 손실 규모는 44조원으로 추산된다. 2022년 기준 대한민국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61.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1위에 그쳤다. 유연한 일자리로 여성에게 일·가정 양립 환경을 제공하며,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인다는 목표다. 여성기업 역시 고정비 부담을 줄이며 고경력 전문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
센터 관계자는 “여성기업의 여성 근로자 고용률은 남성기업의 2.3배로, 여성기업 지원 확대로 여성 경제활동 촉진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면서 “기업에겐 고급인력 확보와 더불어 채용공고 무상 홍보, 전문 소프트웨어(SW) 무상 대여, 특별금리 우대 등 혜택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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