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악법 폭주 법안이 25개라는 것”
국회로 돌아간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
상승세 탄 윤 대통령 지지율 영향 줄까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된 세 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취임 이후 윤 대통령의 25번째 거부권 행사다. 야당의 거센 비판에 대통령실과 여권은 ‘야당의 악법 폭주’라고 반격하며, 지지율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26일 오후 “윤 대통령은 오늘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김 여사 특검법 재의요구권 행사 건의안을 의결했다. 한 총리는 “위헌성이 다분해 두 차례나 국회에서 폐기된 특검법안을 야당이 또다시 강행 처리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초 김 여사 의혹 14개를 수사 대상으로 하는 특검법을 발의했다가, 수사 범위를 2개 범위(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의혹·명태균씨 공천 개입 의혹)로 좁히고 특검 후보자를 제 3자인 대법원장이 추천토록 한 특검법을 다시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특검 후보자 추천권을 대법원장이 행사하는 방식으로 수정됐으나, 야당이 무제한으로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어 제 3자 추천의 형식적 외관만 갖췄을 뿐 실질적으로는 야당이 특검 후보자 추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폐기된 특검법안보다 수사 대상을 일부 축소했다고는 하지만, 검찰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특검을 도입함으로써 특검 제도의 보충성·예외성 원칙을 훼손한다는 본질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진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여권은 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25번째 거부권 행사를 기록하며 독단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아울러 김 여사에 대한 부정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는 힘없는 여당이, 야당 입법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악법이 25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윤 대통령은 21대 국회인 올해 1월 5일 처음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첫 번째 김 여사 특검법은 국회로 돌아가 재표결한 결과 부결됐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국회로 돌아가 재표결에 부친다. 재의결을 위해선 재적 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 동의가 나와야 한다. 야당이 모두 찬성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최소 8명이 찬성표로 이탈하면, 해당 법안은 통과된다.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두 번째 김 여사 특검법을 발의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일 두 번째 거부권을 행사했고, 재표결 결과에서 김 여사 특검법은 최대 4표의 이탈표가 나왔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윤 대통령이 세 번째로 거부권을 행사한 김 여사 특검법 거부권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내달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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