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손지연 기자 지난 15일과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소된 다섯 건 중 두 건의 1심 재판 선고가 진행됐다.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사건이다.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자 국민의힘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전날(25일) 유죄를 확신했던 위증교사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야권의 악재와 호재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에 집권여당으로서 반사이익에만 기대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 이재명 유무죄에 술렁이는 국민의힘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은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무죄 선고에 대한 논평이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심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상당히 아쉽다”며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첩첩산중”이라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 대표와 민주당에서 유죄 선고 때는 ‘정치 판결’, ‘미친 판결’이라며 맹비난하다 무죄 판결이 나오자 ‘사필귀정’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위선적”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의 징역형 선고 직후 보인 모습과는 정반대의 반응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5일 1심 선고 결과 직후 페이스북에 “판사 겁박 무력시위에도 불구하고 법에 따른 판단을 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선고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의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며 “대한민국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총선참패 이후 친한(친한동훈)계-친윤(친윤석열)계 내분으로 시끄러웠던 국민의힘은 간만에 뜻밖의 ‘호재’에 기뻐했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의 첫번째 1심이 징역형으로 판결되면서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을 비롯한 리더십이 도마위에 올랐다. 국민의힘에서는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난 것이라는 강도 높은 발언까지 나왔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민주당 인사들이 지금 헷갈릴 수는 있겠지만, 25일에 있을 선고도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많은 법조인들이 보고 있다”며 “유죄가 나온 선거법도 사정 변경이 없는 한 감형이 되기가 쉽지 않다. (이 대표의)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여권은 이 대표의 두번째 사법리스크 판결이 예상과 달라 술렁이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선고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형량이 나온 뒤의 반응과는 사뭇 다르다. 법조계 출신 국민의힘 인사들은 앞다퉈 자신의 법리를 내세워 ‘무죄’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선 “위증한 사람만 유죄고 위증교사한 사람은 무죄라는 위증교사 1심 무죄 판단을 수긍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11월 15일 징역형 유죄판결을 존중했듯이 오늘 판결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11월 15일의 징역형 유죄판결도 존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지난 25일 이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에서 무죄를 받았는데 법리와 판례에 비춰볼 때 대단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위증교사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각각 다른 판단을 하기 때문에 1심 무죄 판결은 상급심에서 뒤집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민주당의 기쁨은 덧없는 것이고 회광반조를 구원의 빛으로 착각하는 저 어리석음에 고소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어제 무죄 판결이 나오니 다들 죽을 상을 하고 있던데 그것도 좀 너무 과한 과민반응”이라며 “1건 유죄는 실존하는 상황인데 너무 일희일비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여당 스스로 잘해서 흥할 생각을 하지 않고 상대가 못하기를 바라는 게 제대로 기능을 하고 있는 여당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여당이 여당답지 못하게 반사 이익에만 기대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초미의 관심이라는 것은 여당이 여유가 없고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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