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문효일 캐롯손해보험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올해 연임에 성공하면서 임기가 연장됐지만 계속되는 적자 행진에 마음이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캐롯손보가 2025년 기업공개(IPO) 추진을 예고한 바 있어, 수익성 개선 과제는 그의 어깨를 더 무겁게 짓누를 것으로 전망된다.
◇ 자동차보험 꾸준한 성장… 손해율·수익성 개선 관건
문 대표는 2022년 9월 캐롯손보 대표에 올라 2년 넘게 회사를 이끌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연임에 성공해 임기가 연장됐다.
캐롯손보는 2019년 출범한 국내 1호 전업 디지털 손보사다. 주력 상품은 자동차보험이다. 캐롯손보는 출범 이듬해 국내 최초 퍼마일자동차보험을 선보이며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주행거리 측정 장치인 캐롯플러그를 통해 주행한 만큼만 후불로 보험료를 내는 신개념 자동차보험이다. 퍼마일 자동차보험 가입자 수는 출시 이후 3년 만에 100만건을 달성했다. 지난 7월엔 출시 4년 5개월만에 누적 가입건수 200건을 돌파했다.
문효일 대표는 지난해 경영공시 자료를 통해 “지난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자동차 온라인 보험시장 속에서 매출 34%, 보유계약 25%의 성장을 이뤄내며 온라인보험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했다”며 “또한 91.3% 수준의 재가입률 기록을 달성하며 안정적인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롯손보는 올해 보험을 가입한 뒤 안전하게 운전하면 보험료의 최대 20%를 할인하는 ‘할인이 쌓이는 굿드라이브’ 신규 특약을 내놓으며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력 상품 분야에서 성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의 어깨는 가볍지 않다. 수익성 개선 부문에선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진 않고 있어서다.
캐롯손보는 출범 이래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출범 첫해인 2019년 9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0년 381억원 △2021년 650억원 △2022년 841억원 △2023년 760억원 순으로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지속했다.
올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캐롯손보는 상반기 30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165억원) 대비 적자폭이 커진 수치다. 상반기 보험손익은 -321억원으로 전년 같은(-159억원) 대비 악화됐다. 다만 투자손익은 42억원으로 전년 동기(24억원) 성장세를 보였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27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캐롯손보 측은 “보험계약 증가에 따라 보험수익이 증가했지만 전년 발생사고와 부채 및 보험금 등이 증가하면서 영업손실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 내년 상장 추진 가능할까
캐롯손보는 올해 상반기 디지털 손보사 중 가장 많은 적자를 냈다. 업계에선 주력 상품군의 높은 손해율이 수익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기준 캐롯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6.3% 집계됐다. 과거 100%를 상회했던 수준과 비교하면 낮아졌지만 업계 평균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3분기 실적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적자 기조를 탈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으나 손해율 개선과 수익성까지는 갈 길이 먼 모습이다.
수익성 개선은 향후 회사가 IPO 추진 계획은 전개하는 과정에서 관건이 될 전망이다. 캐롯손보는 2022년 유상증자 및 투자유치 계획을 전하면서 상장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르면 2025년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었다.
그러나 최근까지 적자행진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아 내년 IPO 추진 계획이 실행이 될지는 미지수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IPO 추진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문 대표의 부담은 더욱 커진 모습이다. 그가 수익성 부문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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