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2025년 수교 65주년을 맞는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아울러 2019년 이후 5년 만에 협상이 재개된 자유무역협정(FTA)을 오는 2025년까지 타결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를 기반으로 무역은 물론 방산·공급망 등 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 FTA 협상 가속… 방산 협력에도 공감대
윤 대통령은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말레이시아 총리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9년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마하티르 빈 모하맛 전 총리 이후 5년 만으로, 안와르 총리가 취임한 이후로는 처음이다.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통해 자유와 평화, 번영을 증진하기 위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정무·안보 △경제 △문화·교육·관광 △지역·국제 등 4개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의 의지를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이를 계기로 양국 간 협력이 교역, 투자, 인적 교류를 넘어 국방, 방산 그리고 그린수소, 핵심광물을 비롯한 미래 산업 분야로 확대되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제 분야에선 특히 한-말레이시아 FTA 협상을 조속히 진행하기로 했다. 한-말레이시아 FTA 협상은 지난 2019년 9월을 끝으로 말레이시아 측의 국내 사정을 이유로 중단됐다가 올해 3월 협상을 재개했다. 양 정상은 협상이 재개된 만큼 불씨를 살려 오는 2025년까지 FTA 협상을 타결하자는 의지를 드러냈다. 기존 협상 중이던 상품 분과에 △서비스 △투자 △디지털 △바이오 △그린 분과를 추가해 미래지향적인 포괄적 FTA로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인프라 분야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말레이시아는 희토류 매장량 세계 9위로 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해 중요한 나라로 평가된다. 양국은 이날 ‘핵심광물 협력 MOU’를 체결하며 핵심광물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연구와 개발에 나서는 등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통해 안정적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방산 협력을 ‘상호 신뢰의 상징’으로 평가하며 지속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지난 2023년 양국 간 체결된 FA-50 경공격기 18대 도입 계약을 발판 삼아 지속적인 협력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말레이시아의 ‘경공격기 교체 2차 사업’ 등 차기 방산 사업에 우리 기업들의 참여가 지속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안와르 총리는 “앞으로 한국과 방산 및 공동훈련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양 정상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탄소중립’과 ‘녹색경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이에 따라 그간 LNG를 중심으로 진행돼 온 양국 간 에너지 협력 범주를 재생에너지 및 온실가스 감축 등 분야로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무탄소 에너지(Carbon Free Energy, CFE) 구상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지지를 확보했고, 이번에 체결되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협력 MOU’와 ‘파리협정 제6조(국제감축사업) 협력 MOU’를 토대로 양국 간 온실가스 감축 협력에 박차를 가하자고 했다.
말레이시아는 우리 정부의 ‘담대한 구상’ 및 ‘8.15 통일 독트린’ 등 노력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인도-태평양의 자유·평화·번영을 위해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한반도 정세를 위협하는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 군사협력에 대해선 한목소리로 우려의 뜻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점증하는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지역 및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을 달성하기 위한 양국 간 연대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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