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토종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삼성전자와 LG AI연구원이 각각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은 업무 현장은 물론 제품과 서비스에 실제 적용되며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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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삼성 가우스(Samsung Gauss)’는 필요한 목적과 응용분야에 맞춰 최고 성능을 내는 맞춤형 개발에 용이한 자체 생성형 AI 모델의 장점을 극대화 하고 있다.
‘코드아이(code.i)’는 사내 소프트웨어(S/W) 개발자를 지원하는 ‘삼성 가우스’ 모델의 코딩 어시스턴트 서비스다. 최근에는 ‘삼성 가우스2’ 모델로 업그레이드돼 DX부문의 사업부 및 일부 해외 연구소에서 활용되고 있다. 코드아이는 2023년 12월 서비스 시작 시점 대비 현재 월별 사용량이 4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 DX부문 전체 S/W 개발자의 60%쯤이 사용 중이다.
삼성 가우스 포탈(Samsung Gauss Portal)은 삼성 가우스의 대화형 AI 서비스다. ▲문서 요약 ▲번역 ▲메일 작성 등 DX부문 직원들의 다양한 사무 업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4월에는 해외 법인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8월부터 삼성 가우스를 콜센터에 적용해 상담 내용을 자동 분류하고 요약하는 등 상담원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가우스를 탑재한 AI 스마트폰 갤럭시S24와 갤럭시Z폴드6·플립6를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서비스 용도에 따라 ▲콤팩트 ▲밸런스드 ▲슈프림 등 세 가지 모델로 구분된 가우스2를 다양한 개인용 디바이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콤팩트는 제한된 컴퓨팅 환경에서도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된 소형 모델이다. 온디바이스(On-Device) 환경에서 기기 특성을 최대한 활용 최적화된 성능을 제공한다.
전경훈 삼성전자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장은 “삼성 가우스2 활용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향상하고 제품에 단계적으로 적용해 편리하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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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I연구원은 자사 AI 대규모언어모델(LLM) ‘엑사원 3.0’을 8월 공개했다. 엑사원 3.0은 실제 사용성을 비롯해 코딩과 수학 영역 등 13개 벤치마크 점수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며 메타의 라마(Llama)3.1, 구글의 젬마(Gemma)2 등 동일 크기의 글로벌 오픈소스 AI 모델과 비교에서도 우위를 입증했다.
신모델은 이전 모델인 ‘엑사원 2.0’ 대비 추론 처리 시간은 56%, 메모리 사용량은 35% 줄이고 구동 비용은 72% 절감했다. 초기 거대 모델 대비 성능은 높이면서도 모델 크기는 100분의 3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AI로 인해 촉발된 소비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량화·최적화 기술 연구에 집중한 덕이다.
엑사원 3.0은 특허와 소프트웨어 코드, 수학, 화학 등 국내외 전문 분야 데이터 6000만건 이상을 학습했다. LG AI연구원은 연말까지 법률, 바이오, 의료, 교육, 외국어 등 분야를 확장해 학습 데이터 양을 1억건 이상으로 늘려 성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LG 계열사들과 함께 제품과 서비스에 엑사원 3.0 입히기를 본격화 했다.
온디바이스 AI에 들어갈 ‘초경량 모델’부터 범용 목적의 ‘경량 모델’, 특화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모델’까지 활용 용도에 따라 엑사원 3.0 모델 크기를 다르게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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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계열사는 각 사가 보유한 데이터로 엑사원 3.0을 최적화(Fine Tuning)하고 사업과 제품, 서비스 특성에 맞게 이를 적용해 혁신 속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에 특화된 소형언어모델(sLLM) ‘익시젠(ixi-GEN)’을 기반으로 고객경험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익시젠은 엑사원을 기반으로 통신에 최적·경량화한 sLLM으로 LG유플러스가 6월 개발했다.
엑사원 3.0을 기반으로 만든 생성형 AI ‘챗엑사원’도 임직원들이 ▲실시간 웹 정보 기반 질의응답 ▲문서, 이미지 기반 질의응답 ▲데이터베이스 관리 등 업무에 활용 중이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생성형 AI는 입력한 질문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다른 결과물을 생성한다”며 “관심 직무와 업무 특성에 맞는 질문, AI가 답변한 결과에 이어서 입력할 수 있는 질문 등을 추천해주는 기능도 개발해 적용함으로써 생성형 AI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임직원들도 편하게 활용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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