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징역 3년 구형 가운데…
금고형 이상 확정되면 첩첩산중
민주당 “이재명 죽이기” 주장 속
李는 민생 언급하며 짐짓 관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두번째 관문인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가 임박하면서 민주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열흘만에 정치적 고비를 또 마주하게 된 상황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이미 의원직 상실과 피선거권 박탈형에 해당하는 형이 선고돼 항소심 재판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기에 잇따라 있을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에서는 법정구속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민주당이 마주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서울중앙지법은 25일 오후 2시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앞서 검찰은 자신의 재판에 출석한 증인에게 위증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징역 2년)때보다 더 무거운 구형을 한 것으로, 위증교사 혐의의 경우 금고형 이상이 확정되면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이나 임기 단축 개헌 등을 통한 ‘조기대선’ 기조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전망이나, 일반 시민의 호응 등 추동력을 좀처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고민거리다. 민주당은 대외적으로 공직선거법 선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이 대표가 무죄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이 대표는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슬로건)’을 앞세워 사법리스크 가중과 관계 없이 짐짓 중도 확장 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12월 22∼24일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 김진성 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검사 사칭 사건’ 관련, 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위증해달라는 요구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이은 두번째로,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위증교사 혐의 △백현동·성남FC·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등 무려 5개 재판에 달하는 사법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여권에서 ‘사법부 겁박’으로 규정하고 있는 “재판부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정치적 살인” 주장 쪽으로 당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최근 이 대표가 자신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사법부를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말라는 ‘자제령’을 내렸지만, 이 대표의 말과 관계없이 ‘투 트랙’으로 가는 모양새다.
이미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와 관련해, 이 대표는 1심에서 당의 예상을 뒤집고 ‘충격’이라 불릴 정도의 중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서도 의원직 상실과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형이 선고될 시는 최악의 상황이다. 연쇄적으로 중형을 선고받을 시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도 암운이 드리울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재명 죽이기도 결국 법치주의를 가장한 민주주의 파괴임이 명확해졌다”며 “국제기준에 못 미치는 기소권 남용과 편파적 사법체제가 민주주의의 핵심 장애물임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이재명 대표 사법살인시도가 오히려 국정농단 심판과 이재명 죽이기 저지를 단일한 민주주의 투쟁으로 합체시켰음이 시민참여와 이 대표 지지의 동반상승으로 입증됐다”고 힘줘 말했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트럼프 2.0시대에 대비한 경제·통상·안보·민생 대책을 세우고 정권교체 준비의 내실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진 문답에서 “선거법 1심 선고와 그 이후 검찰의 추가 기소를 통해 이 대표와 관련한 모든 사안이 총체적으로 이재명 대표 죽이기, 이재명 대표를 향한 사법살인 시도라는 것이 확인됐다”면서도 “개별 사건과 횟수에서의 결과는 각각 굳이 평가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재차 주장했다.
위증교사 혐의 1심에서도 이 대표에 중형이 선고될 경우에 대비한 당 방침을 두고는 “위증도 교사도 없었다고 보고 있는 점에서 원칙적인 입장을 그대로 동일하게 견지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당 차원에서 이 대표에 대한 결사옹위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당사자인 이 대표는 지난 23일 4차 국민행동의 날 장외집회에선 이전과 달리 직접적인 공개 발언을 생략했다. 또한 이 대표는 이날 별다른 공개 일정을 소화하지 않았고, 페이스북을 통해선 사법리스크가 아닌 자신의 대권 기치인 ‘먹사니즘’과 결부된 민생 문제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살려고 빌린 돈이 삶을 옥죄어 죽음으로’란 제목의 글을 올려 “최근 30대 싱글맘이 불법추심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수십만 원이 불과 한 달도 안 돼 1000만 원 넘게 불어나 삶을 옥죄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어린 딸을 두고 세상을 떠나는 절망의 무게가 얼마나 컸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국은 불법사채 근절에 총력을 다해달라. 우리 민주당이 불법사채금지법을 제출했다”며 “내년 예산이 위기에 처한 금융약자들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국회 다수당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친명 강성 인사들과 이 대표 지지자들이 중심이 돼 25일 ‘진실이 반드시 승리한다’ ‘이재명은 무죄다’를 내걸고 서초동 일대(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친명 최대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주도하는 본집회는 오후 1시로 예정됐고, 이에 앞선 오전 11시에는 혁신회의 비상총회가 예정돼 있다.
위증교사 혐의 1심 당일 서울중앙지법 앞에는 이 대표를 마중·배웅하기 위한 원내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공판에서는 이 대표가 현장에 오지 말라고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70여 명의 의원들이 현장을 찾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이해식 당대표비서실장을 통해 의원들에게 “재판 현장에 오지 않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와 무관하게 서울중앙지법 앞에는 의원 상당수의 방문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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