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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불편 보도, TV조선보다 적어” 박장범 앞둔 KBS…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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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 40주년 연속 토론회 일환으로 ‘윤석열 정권 후반기 공영방송 파괴 시나리오와 대응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언론노조 미디어연대지부 임석규 제공
▲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 40주년 연속 토론회 일환으로 ‘윤석열 정권 후반기 공영방송 파괴 시나리오와 대응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언론노조 미디어연대지부 임석규 제공

박장범 KBS 사장 선임 배경에 용산 대통령실이 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윤석열 정부의 언론장악 비판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조애진 언론노조 KBS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제작 자율성을 논하기 이전에 제작 자체를 할 수가 없다”며 “(KBS가 현재) 정권 가장 가까운 곳에서 뉴스를 생산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 40주년 연속 토론회 일환으로 ‘윤석열 정권 후반기 공영방송 파괴 시나리오와 대응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조애진 언론노조 KBS본부 수석부본부장,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 고한석 언론노조 YTN지부장, 이민준 언론노조 TBS지부 공동비대위원장,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 신미희 민언련 사무처장 등이 발제와 토론을 맡았다.

조애진 수석은 KBS가 직면한 어려움으로 ‘프로그램 제작 불가’를 꼽았다. 조 수석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는 4대강 등 이른바 ‘오더물’이 몇백 개씩 나왔다. 방송을 정책 홍보, 찬양, 미화에 사용한 것이 이전 정권의 방식”이라며 “지금의 KBS는 제작진들이 항의하면 프로그램을 없애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그렇게 없어진 프로그램만 4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시사교양국 내부에선 제작 자율성을 논하기 이전에 제작을 할 수가 없다, 제작을 아예 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위기라는 탄식이 나온다”며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제작비를 줄이겠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BS는 최근 보도 부문에서도 정권 친화적으로 치우쳤다는 비판을 받는다. 조 수석은 “정권이 불편해할 만한 뉴스는 TV조선보다 적게 다룬다”며 “가장 정권 가까운 곳에서 뉴스를 생산하는 것 같다.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이나 명태균, 채상병 보도 등이 톱뉴스가 된 적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민 사장 때 처음으로 KBS 뉴스가 (시청률) 1위 자리를 내어줬다. 유튜브 조회수는 2023년 2억5000만 건 정도였는데 현재 절반 이상이 빠졌다”고 했다.

▲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 40주년 연속 토론회 일환으로 ‘윤석열 정권 후반기 공영방송 파괴 시나리오와 대응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언론노조 미디어연대지부 임석규 제공
▲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 40주년 연속 토론회 일환으로 ‘윤석열 정권 후반기 공영방송 파괴 시나리오와 대응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언론노조 미디어연대지부 임석규 제공

법원의 제동으로 이사회 교체가 중단된 MBC는 방송심의 제재 등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의결 관련 법적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이런 이슈들이 계속 여론화되고 국민적 관심이 이어져야 법원의 판단도 기존의 결정과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며 “방통위원장 탄핵 여부가 내년 1~2월에 나온다면 그때 방통위 정상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5인 체제 구성으로 다시 (이사회) 재공모를 하고 MBC 사장이 해임되는 절차가 내년 봄쯤 진행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호찬 본부장은 “바람은 (MBC 사장 해임) 시나리오들이 이뤄지지 않도록 방송법 관련 협상들이 더 빨리 이뤄졌으면 하는 것”이라며 “MBC에 대한 검경 수사는 계속 이어질 것 같다. 당장 ‘바이든-날리면’ 2심이 진행 중인데 이와 관련한 경찰 수사가 있다. 작년 MBC 압수수색 시도가 나왔던 한동훈 인사청문 보고서 유출 혐의에 기자가 검찰에 송치됐다”고 말했다.

2인 체제 방통위 의결로 유진그룹에 매각된 YTN 구성원들은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매각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고한석 YTN지부장은 “결국 내부에서 싸우고 법적인 판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면서 “속한 조직을 비판하는 것이 매우 마음이 좋지 않다. 하지만 스스로 부끄럽고 일말의 부끄러움조차 없는 YTN의 ‘높은 분’들이 부끄러워 (비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민 사장이 취임한 KBS와 더불어 YTN 역시 민영화 이후 정권 비판 보도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한석 지부장은 “보도전문채널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권력 비판 기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KBS 사례처럼 (정권에) 장악된 공영방송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일종의 ‘부작위’로 정파성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폐국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TBS는 언론과 시민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민준 언론노조 TBS지부 공동비대위원장은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남은 직원들이 200여 명밖에 되지 않는다. 회사에 남은 돈은 1억 원도 되지 않는다. 건물 임대료, 심지어 송출료도 내년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TBS 상황을 방치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민준 비대위원장은 “오세훈 시장은 TBS의 폐국을 원치 않는다고 얘기를 하지만 서울시장엔 재의요구권이 있다. TBS 건(조례폐지안)에 대해 오세훈 시장이 재의요구권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TBS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이 TBS 구성원들이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것을 놓고 이민준 비대위원장은 “대부분의 재원을 서울시에 지원받는 상황에서 혹시 누군가의 목소리가 서울시의 ‘심기’를 건드릴까 두려워하는 마음들이 일부 있었다”며 “직원들도 똑같은 시민들이다. 소수이기 때문에 두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직원들끼리 싸우게 만드는 식으로 장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3일 시민사회 반대에도 박장범 KBS 사장 임명안을 재가했다. 신미희 민언련 사무처장은 “박장범 사장은 자격도 없지만 추천과 선임 절차가 매우 위법하다. 특히 용산에서 낙점했다는 구체적 정황과 증언이 나오고 있음에도 임명을 강행했다. KBS 보도 프로그램의 통제와 이에 저항하는 노조 탄압 등이 더욱 거세지고 적자 경영을 빌미로 한 구조조정도 속도전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미희 사무처장은 “추후 주요 과제로 언론장악에 대한 진상규명 활동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 국정조사, 청문회 등을 활용한 전면적 조사와 방송4법을 재입법하는 것도 필요하며 방통위, 방심위 등을 정상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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