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동덕여대에서 벌어진 점거 농성과 관련해 23일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재산상의 피해 등에 대해 폭력 사태 주동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폭력 행위에 대한 원칙적인 처리를 촉구했다.
한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을 하든 안 하든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언급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반드시 원칙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시위대의 행위를 지적하며 “학교 시설물을 파괴하고 취업박람회장을 난장판으로 만든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행위는 타인의 소중한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상식에 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동덕여대 학생들의 점거 농성은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 가능성을 논의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일부 학생이 학교 본관을 점거하며 시위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학교 시설물이 파손됐다. 학교 측에 따르면 시위로 인한 복구 비용은 최대 5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동덕여대는 사태 해결을 위해 학생대표단과 면담을 진행했다. 지난 21일 학생대표단과 만나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잠정 중단하고 앞으로 논의를 재개할 경우 학생들과 협의를 통해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에 따라 본관을 제외한 강의실 봉쇄가 해제됐고, 수업도 전면 재개됐다. 학교 측은 25일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같은 날 학생대표단과 2차 면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사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시위로 인한 피해 책임을 놓고 학교 측과 학생회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학교 측과의 면담에서 총학생회는 “(과격 시위는) 학생회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 학우들의 자발적인 행동”이라며 배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생 대표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백주년기념관에서 예정돼 있던 취업박람회가 취소되며 발생한 손해배상 문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주관업체는 박람회 취소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요구했고, 학교 측은 이에 따라 총학생회에 청구서를 보냈다.
학교는 래커칠로 훼손된 시설물 복구와 학내 청소 비용 등 피해 규모를 24억4000만 원에서 54억4000만 원으로 추산했다. 학교 측은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면담에서는 학생들이 추가적으로 한국어문화 전공 외국인 남학생들의 복수전공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학교는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학생 측 대표로는 최현아 총학생회장을 포함해 9명이, 학교 측에서는 이민주 교무처장을 비롯한 처장단 9명이 참석했다.
한편 남성단체 신남성연대는 이번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기물 파손 등을 문제 삼으며 서울 종암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와 그에 따른 점거 농성은 일단락됐지만, 손해배상과 법적 책임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