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가희갤러리에서 구지언(b.1990)과 여운혜(b.1989)가 참여한 전시 《여우 나오는 꿈》이 열리고 있다.
전시에서는 구지언 작가의 회화 8점, 여운혜 작가의 설치 작품 6점을 볼 수 있다.
전시는 동아시아의 설화 및 신화에 인간도, 신도, 동물도 아닌 중간쯤의 존재로 등장하는 ‘여우’에 주목한다. 존재의 경계에 존재하는 여우와 같이 구지언은 중성의 신들과 혼종의 생명체들을, 여운혜는 까마귀와 버려진 사물들에 대한 작품을 선보인다.
구지언의 하이브리드(hybrid) 적 이미지는 이번 전시에서 ‘이질적인 것의 접합’과 ‘갈라진 적 없던 것들의 출현’으로 나타난다. 이질적인 것들의 접합은 ‘매고양이 신화’, ‘나리괴석도’, ‘사이버드래그 뷰티’ 연작, 그리고 「영감도깨비신」 등에서 나타난다.
여운혜는 도처에 널려 있는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사물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질문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작가는 껍데기만 남아있는 회전목마의 말이나(「다그닥 다그닥 (내 얘기 좀 잘해 줄 수 없겠니)」 (2024)),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진 조각 (「머리, 입, 꼬리 (내 얘기 좀 잘해줄 수 없겠니)」 (2024))을 통해 계속해서 의미가 바뀌어온 사물들이 현재 우리 눈에는 텅 빈 껍데기로만 이해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더불어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까마귀가 불길하고 부정적인 동물이라고 여겨지는 상황에 도전하기도 한다. (2024)는 왁스로 속이 빈 까마귀 모형을 제작하고 그 안에 버려져 있는 플라스틱 병, 캔, 비닐봉지 등을 채운 작품이다. 이 까마귀 모형을 작품 사이에 배치해 두어 다시 한번 경계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자난 14일 시작된 이번 전시는 11월 29일까지 용산구에 위치한 인가희갤러리에서 진행된다. 갤러리 오픈 시간은 수요일에서 토요일까지 13시에서 18시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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