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비트코인 샀다면 지금 은퇴 가능했을까?”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며 연일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유재석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던진 농담 같은 한 마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1년으로 돌아가 비트코인을 미리 샀다면 지금쯤 은퇴할 수도 있었을 거라는 그의 언급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과거 비트코인의 낮았던 가격, 현재의 급등세, 그리고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장의 사임 발표 등 시장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유재석의 발언이 흥미로운 상상 이상의 현실적 사례로 떠올랐다.
비트코인의 폭발적 상승
지난 4월 방영된 tvN 예능 ‘아파트404’에서는 유재석이 2011년 대학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 설정에서 “2011년이면 지금 비트코인, 비트코인! 빨리 해야 돼”라는 말을 던졌다. 이는 단순한 농담처럼 보였지만,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0달러 내외에 불과했다.
놀랍게도 현재 비트코인은 10만 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심지어 지난 4월 방송 당시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약 6만 3,000달러였다. 방송 시점에 매수했더라도 오늘날 약 5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비트코인 시장의 이 같은 급등세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시장 환경과 정치적 변화가 맞물리면서 비트코인의 가치는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이번 주에는 비트코인이 사상 첫 9만 9,000달러를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가상자산 규제 변화와 겐슬러 SEC 위원장의 사임
비트코인 상승의 주요 배경에는 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의 사임이 있다. 겐슬러는 강력한 가상자산 규제를 밀어붙이며 업계로부터 “가상자산 저승사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겐슬러 위원장은 내년 1월 20일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가상화폐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공언하며 “친(親) 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가상화폐 정책을 담당할 백악관 직책 신설을 검토하며 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정책적 변화가 비트코인 시장에 긍정적인 기대감을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겐슬러의 사임은 업계의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시장에 상승 동력을 더했다. 겐슬러의 사임 발표 직후,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5% 가까이 급등했으며, 이에 비해 XRP(리플) 등 일부 코인은 25% 이상의 폭등세를 기록했다.
겐슬러 위원장의 사임 소식은 비트코인만큼이나 리플(XRP)에게도 커다란 호재가 됐다. 리플은 SEC와 오랜 법적 분쟁을 벌여왔다. SEC는 리플이 발행한 XRP를 미등록 증권으로 간주하며 1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후 리플은 법정 다툼을 통해 일부 승소하며 벌금을 1억 2,500만 달러로 대폭 감액받았다.
겐슬러의 강경한 규제 태도 아래 리플은 계속된 압박을 받아왔지만, 그의 사임 발표 이후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규제 완화 기대감 속에서 리플은 하루 만에 25% 이상 폭등하며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SEC 내부에서는 겐슬러의 후임으로 친(親) 가상자산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만약 이들이 실제로 임명된다면, 리플을 포함한 다양한 가상자산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비트코인 상승은 단순히 시장 내부 요인뿐 아니라, 규제 환경과 정치적 변화라는 외부 요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겐슬러의 사임과 트럼프의 당선이 상징하는 가상자산 정책 변화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전체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러나 과거를 돌아볼 때, 중요한 순간의 선택이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2011년 비트코인을 사는 대신 망설였던 많은 이들처럼, 지금의 투자자들은 또 다른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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