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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재명’ 논쟁 속 李 궐위시 누가 대안되나…김민석·정청래 주목

데일리안 조회수  

당장 용퇴 없지만 후계는 초미 관심

조응천 “李에 점 하나 찍은 사람” 언급

각각 1·2기 수석최고위원으로 ‘신명’

정권심판론 불지피고 최전방서 엄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가중되고, 오는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까지 다가오면서 궐위상황이 발생할 시 이 대표의 대안이 될 인물이 누구일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가 1심 중형에도 용퇴를 하지 않고 있고, 강성 친명들의 결사옹위와 당 차원의 법적 대응 예고가 이어지고 있어 당장 궐위 상황이 생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

플랜B 논의까지는 시기상조라고 하나, 최근 당의 위기 상황과 맞물려 강성당원들 사이에서는 이재명 체제 1기 수석최고위원이었던 정청래 의원, 현 지도부인 2기 수석최고위원인 김민석 의원의 대결 구도가 펼쳐질 시 누구의 손을 들어야 할지 등을 두고 격론이 오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의도 정가에서도 이 대표의 부재를 대비해 전·현 수석최고위원인 두 사람의 이름부터 빈번하게 거론되고 있다.

당대표 궐위시 직무대행이야 원내대표가 맡지만, 단순한 직무대행을 넘어 ‘포스트 이재명’이 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의미이다. 제1야당 대선 후보의 뒤를 잇는 것으로, 단숨에 정치적 체급을 배로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이 대표의 탄탄한 팬덤을 이어받는 것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특히 당내 강성 친명을 중심으로 강성당원을 등에 업고 비명계 유력주자들의 싹을 초반부터 잘라버리려는 움직임이 있어, 이 대표의 후계는 ‘친명’ 중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최근 정치권의 기류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탈당파이자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개혁신당 총괄특보단장은 최근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이 대표의 피선거권이 완전히 박탈될 시 대안’에 대해 “‘토양 자체가 완전히 변했다, 오염됐다’ 그러니까, 권리당원의 반절 이상이 대선 이후에 들어온 소위 말하는 강성친명들”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재명에 점 하나 찍은 사람이 올라가지, 3김(김동연·김부겸·김경수)이나 뭐 이런 사람들은 애초에 고려의 대상이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점 하나 찍은 이재명’이란 과거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여자 주인공이 눈 옆에 점 하나만 찍고 다른 사람 행세를 한 것을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이 대표의 의중이 그만큼 후계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친명계 후계 구도 경쟁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름은 단연 정청래·김민석 의원인데, 두 사람은 선수도 ‘4선’으로 같을 뿐 아니라, 각각 이재명 지도부에 입성하면서 신명(新明)으로 완전히 거듭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민석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민석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현 ‘이재명 2기’ 수석최고위원인 김민석 의원은 이 대표의 대선캠프 역할을 한다고 평가받는 ‘집권플랜본부’를 이끌고 있다. 이 대표를 대권주자로 내세워 사실상의 ‘조기 대선’ 준비 기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윤석열 정권을 겨냥해 ‘정권교체 초입 국면’ 이란 표현을 운운하며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핀 것도 김 의원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 김건희심판본부장도 맡고 있다.

민주당에서 정부의 ‘계엄준비설’에 꾸준히 불을 지펴온 인물 역시 김 의원이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모교인 충암고 라인을 군 내에 동원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 제기를 지속했는데, 계엄준비설과 관련한 구체적 근거는 아직까지도 나오지 않았다.

김 의원은 8·18 전당대회 과정 중에는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기도 했다. 당초 정봉주 전 의원이 초반에 기세를 타면서 수석최고위원자리는 어려운 듯했지만, 이 대표가 공공연히 김 의원이 ‘명픽’임을 알리면서 결국 수석최고위원으로 이 대표 2기 지도부 입성을 하는 데 성공했다. 이 대표의 연임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선언문 또한 김 의원과 함께 준비를 한 것이 공개적으로 알려졌다.

이에 질세라 직전 ‘1기’ 수석최고위원이었던 정청래 의원의 활약상도 만만치 않다.

정 의원은 최근 재명이네마을에 “이재명은 내가 지킨다”며 “김대중은 사법살인을 딛고 일어나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됐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고 적었다.

정 의원은 여의도 곳곳에서도 이 대표를 지키는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자처해왔다. 총선 정국이었던 지난 2월에는 비명계 공천 학살 등 이재명 대표 중심 사당화가 공고히 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이재명은 시대정신이자 손흥민”이라며 엄호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론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으로 깃발과 상징이 계승됐다. 축구로 치면 차범근~황선홍~박지성~손흥민으로 깃발 계승된 것”이라고 강변해 큰 논란을 낳았다.

마지막 최고위원회의 발언 때는 “지난 2년간 이재명 1기 지도부는 ‘이재명 죽이기’와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에 맞서 싸웠다”며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 이재명 대표 선거법 기소, 이재명 대표의 성남지청 첫 소환 조사부터 300번이 넘는 압수수색, 대장동·성남FC·변호사비 대납 사건·대북 송금 그리고 테러까지, 이재명 지도부는 함께 맞서 싸웠다”는 점을 소환했다.

이후 민주당은 정청래 의원을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만들었다. 여권은 정 의원이 야당 단독 입법 속도전과 함께 정부·여당을 조준한 강도 높은 발언을 연일 쏟아내자, 법사위 출범 초반부터 ‘독불장군 정청래 위원장의 법사위 폭주 열차’라는 표현을 불사하며 반발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벽 또한 있는데, 강성당원들이 민감해하는 ‘순혈논쟁’이 재조명될 경우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가 지난 9월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정청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가 지난 9월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정청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김민석 의원은 32세에 국회의원에 당선돼 15대 국회 ‘최연소’ 의원 기록을 쓴 인물이자, 최연소 집권당 서울시장 후보(2002년)를 거쳤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한때 386세대의 간판급 정치인이자 차세대 주자로 분류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정몽준 후보로 지지 노선을 변경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새천년민주당의 국민참여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됐던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하강 곡선을 그리자 민주당을 전격 탈당하고 ‘정몽준 캠프’로 옮겨가 정치권에 큰 파문을 일으킨 전력이 그것이다.

김 의원은 이후 21대 총선에 당선이 돼 국회로 돌아오기까지 장장 18년을 야인으로 지냈다.

정청래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대표였던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의 최고위원으로 선출돼 문재인 지도부에서 활동한 바 있다. ‘신명’으로 거듭나기 전까지는 ‘강성 친문’을 대표하는 인물로 불렸다

정 의원은 이 대표를 손흥민 선수에 빗댔던 날 열린 최고위 또다른 발언에서는 “문재인 대표 시절, 나는 그때도 최고위원이었다.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라며 문재인을 흔들었던 국회의원들은 끝내 탈당하고 아예 국민의당으로 출마했다. 대선 때는 ‘문모닝’을 외쳤던 사람들”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정 의원은 “나는 문재인을 지키다가 징계도 받고, 총선 때 컷오프되는 아픔도 겪었다. 그때 문재인을 반대하고 떠났던 정치인들은 또 어떻게 되었느냐. 그때 같은 목소리로 문재인을 지키자고 했던 동지들은 또 지금은 어디에 있느냐”고도 물었다. 결과적으로는 “이재명 깃발로 총단결하자”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의 최근 행보와 관련해선 지난 15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일에 서울중앙지법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을 두고도 일부 당원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1심 선고 직후 결과를 페이스북에 “법원으로 가는 도중에 분노 어린 비보를 접하고 차를 돌린다”는 내용을 포함한 글을 올렸다. 다만 이 문장 뒤에는 “때론 역사가 뒷걸음쳐 돌아가는 것 같지만 진실의 역사는 한 걸음씩 앞으로 전진해 왔다”며 “우리는 끝내 이기리라”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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