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자대학교가 처장단과 총학생회 면담 끝에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잠정 중단하고 수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동덕여대는 21일 처장단 및 학교 관계자 9명, 총학생회 등 학생대표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1시부터 2시간30분가량 면담을 진행한 결과,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잠정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에서 학생회 쪽은 학교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민주적 방법을 제시할 경우 본관을 제외한 백주년기념관, 강의실 등의 점거를 해제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쪽은 수업 전면 재개를 위해 ‘향후 공학 전환 관련 논의를 시작할 경우 학생들과 협의를 통해 진행하겠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오는 25일 발표하기로 했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우선 강의실 정비가 이뤄진 후에 수업이 재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학생들은 남녀공학 전환 논의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 본관 점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전날 학생총회를 열어 동덕여대 공학 전환과 총장 직선제를 안건으로 상정해 표결한 바 있다. 공학 전환 안건은 1973표 중 반대 1971표로 부결됐고, 총장 직선제 안건은 1933표 중 1932표로 가결됐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총장 직선제는 오늘 면담에서 다뤄지지 않았고, 손해배상 청구는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학교 쪽도 명확한 피해 금액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면서 “오는 25일 면담에서 해당 안건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교 쪽은 학생들의 점거와 집기 파손 등으로 최대 54억여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면담 결과를 들은 동덕여대 사회과학대학 재학생 ㄱ씨(20)는 한겨레에 “학생회나 학교 쪽에서 결과를 학생들에게 전하기 전에 언론 보도로 알게 된 게 당황스럽다”며 “논의를 ‘잠정 중단’하는 데서 나아가 ‘철회’한다는 약속과 함께 총장직선제 요구 수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고나린, 김효실 기자 /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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