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과 글로벌 시장 환경 대응에 초점을 둔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을 택하는 동시에 미국 사업 리스크를 고려해 트럼프 2기 정부와의 접점을 찾는 등 내실 강화에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 유임됐다. 4년 가까이 LG유플러스를 이끈 황현식 사장이 유일한 퇴임자다. LG 경영전략부문장인 홍범식 사장이 LG유플러스 신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부회장 하마평에 오른 조주완 사장과 정철동 사장의 승진은 없었다. 구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할 부회장단은 2025년에도 권봉석 부회장, 신학철 부회장 2인 체제가 유지된다.
LG전자, 4개 사업본부 간판 교체…조주완 사장 ‘유임’
LG전자는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의 사장 승진을 포함해 부사장 4명, 전무 8명, 상무 29명 등 총 42명이 승진했다.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된 조주완 사장의 승진은 없었다.
김영락 사장은 1991년 입사해 한국 시장에서 영업, 마케팅, 전략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쳤으며 베트남과 인도법인장을 연이어 역임했다. 2022년 말부터는 한국영업본부장을 맡아 수요 감소와 경쟁 심화 등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가전구독 사업모델과 같은 차별화된 영업활동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성장과 수익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직개편은 제품 단위로 나뉘어 있던 기존 사업본부 체제를 넘어 ▲사업 잠재력 극대화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강화 ▲B2B 가속화 ▲유망 분야 신성장동력 확보 등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을 가속화하고 조직 간 시너지를 높이는 ‘사업본부 재편’이 골자다. 동시에 각 사업의 고객과 시장 특성을 고려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LG전자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HE(Home Entertainment),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BS(Business Solutions)의 기존 4개 사업본부를 ▲HS(Home Appliance Solution) ▲MS(Media Entertainment Solution) ▲VS(Vehicle Solution) ▲ES(Eco Solution)사업본부로 각각의 역할과 명칭을 재편했다.
특히 LG전자는 해외 지역 B2B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영업본부 산하에 B2B사업역량강화담당을 신설했다. B2B사업역량강화담당은 해외 B2B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미래전략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CSO(Chief Strategy Office)부문에는 전사 AI 컨트롤타워 역할을 추가로 부여해 AI 전환에 속도를 낸다. 전사 디지털전환 총괄조직 CDO(Chief Digital Office)부문은 DX센터로 재편해 CSO부문 산하로 두고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경영성과 창출을 추진한다.
LG엔솔, 법적리스크 대응 힘실어…승진자 수 대폭 축소
LG에너지솔루션도 안정과 내실다지기에 방점을 둔 인사를 시행했다. 법무실장과 GM 합작법인 생산법인장의 승진 인사를 통해 법적리스크 대응과 대미 투자에 힘을 실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변화보다 안정에 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부사장 승진 1명, 전무 승진 2명, 상무 신규선임 10명, 수석연구위원 신규선임 1명을 포함한 총 14명의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임원 승진 규모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등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지난해 24명 대비 대폭 축소됐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한웅재 법무실장은 2002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임관 후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대구지검경주지청장 등을 역임하고, 2019년 LG화학 법무담당으로 입사했다. 2020년부터는 법무실장을 맡으며 다양한 법률 서비스 제공 및 소송·분쟁에 적극 대응하는 등 회사 법적 리스크 최소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기 전무는 2021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GM 합작법인 생산법인장을 맡으며 법인 조직 체계 구축 및 설비 운영 안정화를 주도했다. 또 북미 고객과 JV경험을 바탕으로 타 JV설립 지원에 기여하고 있다.
LGD, 10명 임원인사…정철동 사장 유임
LG디스플레이는 부사장 승진 2명, 전무 승진 1명, 상무 신규 선임 10명 규모의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사업 근본 경쟁력 강화에 기여가 크고 성과가 탁월한 인재를 중용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의 핵심 역량을 제고해 사업 성과 개선에 기여한 최현철 전무(SC사업부장)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LG디스플레이의 구조조정 단행과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정철동 사장은 유임했지만 부회장 승진은 없었다.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승진 등 6명 임원 인사
LG이노텍은 사업성과 및 차별적 고객가치 창출을 통해 회사 성장에 기여하고 미래준비 역량을 보유한 전무 1명, 상무 5명 등 총 6명을 승진 및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
LG이노텍은 고대호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고 신임 전무는 모바일 카메라 모듈 신제품의 적기 공급을 주도해 글로벌 카메라 모듈 사업 1등 입지를 확고히 하고 AI 기반 생산공정 혁신을 통해 광학솔루션사업 제조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LG화학, 13명 임원인사…”3대 신성장동력 중심 미래 준비”
LG화학은 부사장 2명, 전무 4명, 상무 신규선임 7명 등 총 13명의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LG화학은 사업환경 변화에 기반해 조직별 R&R(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조직 운영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3대 신성장동력 중심의 미래 준비를 가속화하는데 인사 방점을 뒀다고 밝혔다.
OLED소재·반도체소재 등 전자소재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김동춘 전무와 최고 인사책임자(CHO)를 맡고 있는 장기룡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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