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진행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순방 일정을 마무리한 윤 대통령은 당분간 내치에 집중할 전망이다. 당장 분위기 반전을 위한 인적 쇄신 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 ‘변화’ 보여줄 인적 쇄신 필요
2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공군 1호기를 통해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국내에 복귀한 윤 대통령 앞에는 다양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김건희 특검법’을 매듭지어야 하는 게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두 번의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만큼, 이번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임기 후반기 국정 키워드로 제시한 ‘양극화 타개’를 위한 정책 마련에도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대통령이 약속한 ‘인적 쇄신’은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미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준비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고 있고,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을 앞둔 만큼 이를 고려해 12월 말부터 내년 1월쯤에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편에는 대통령실 참모진은 물론 내각 교체까지 아우를 전망이다. 특히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 오랜 기간 재직해 온 인사들이 주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 하마평도 무성하다. 차기 총리 후보에 주호영 국회부의장·권영세 의원 등 여당 중진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인적 쇄신은 임기 후반부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인사를 통해 국정 방향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실질적 성과를 도출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변화의 신호’를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쇄신이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날(2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제대로 된 인사를 해야 한다”며 “회전문 인사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른바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지목되는 대통령실 인사들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거세다.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국정의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문제 해결 없이는 쇄신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같은 라디오에서 “지금 상황에서 (김 여사 라인은) 대통령을 위해 개편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인식하고 계신 상황이 돼버렸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남은 절반의 임기를 제대로 하려면 용산 비서실도 다 바꿔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이 그간 강조해 온 4+1 개혁(교육·노동·의료·연금 및 저출생) 등 국정 과제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도 이번 인적 쇄신은 의미가 남다르다. 이러한 측면에서 관료·교수 중심의 ‘관리형 내각’보다는 정치인 출신의 ‘돌파형 내각’이 꾸려져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설계할 때가 아니라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할 때”라며 “중도 성향의 인물과 개혁 성향의 인물, 가능하다면 내각을 장악할 수 있는 정치인 출신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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