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하 홍명보호)이 19일 요르단 암만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국제축구연맹(FIF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6차전에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거두며 4승 2무(승점 14)로 조 선두 유지에 만족한 채 올해 일정을 마감했다.
팔레스타인전은 홍명보호에게 그 어느경기보다 중요한 의미가 부여되어 있는 일전이었다. 지난 9월 5일 안방에서의 무득점 무승부라는 ‘사실상의 패배’를 설욕하고 FIFA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 확정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이 기회를 다시 무승부로 날려버리고 내년 3월 20일 오만과의 6차전을 시작으로 남은 4경기를 소화하게 됐다. 이번 팔레스타인과의 맞대결은 한 마디로 더욱 실망스러운 졸전이었다. 이는 전적으로 깊이와 폭을 최대로 활용하는 팔레스타인의 두 줄 수비 공략법 부재 때문이다.
분명 팔레스타인은 9월의 1차전과 ‘대동소이’ 한 수비적 전술, 전략으로 홍명보호를 상대했다. 다른 점이 있었다면 우리팀 핵심인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 황인범(28.페예노르트),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에 대한 철저한 맨 투 맨 수비 구사였다.
그럼에도 이 때문에 홍명보호의 공격 빌드업은 속도가 결여되며 패스를 위한 패스를 남발했고, 여기에 주 공격 방향 또한 측면에만 치우쳐 볼 점유율을 74-26으로 가져가며 경기를 압도적으로 지배하고도 경기를 어렵게 공격하고 쉽게 공격 당하는 흐름으로 끌고 가다 결국 전반 12분 팔레스타인 자이드 퀸바르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물론 실점의 근본적인 원인은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의 치명적인 실수였지만 골키퍼 조현우(33.울산 현대)의 판단력과 과감성 미흡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팔레스타인전 이전까지 홍명보호는 2차전부터 경기력이 향상되면서 4연승을 질주해 강팀으로서의 면모을 과시했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2무 3패(승점 2) 무승으로 조 최하위를 기록, 약체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홍명보호는 당연히 낙승을 거두며 11연속 FIFA월드컵 본선 티켓의 조기 확보에 청신호를 밝혔어야만 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전에서 홍명보호는 실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수비의 취약성이다. 이로 인해 3차전인 이라크전(3-2 승)부터 3경기 연속 실점을 허용했다. 또 코너킥, 스로우인 세트피스도 효율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뿐만 아니라 상대 밀집 수비를 공략하는데 있어 측면 크로스만 고집하다 상대에게 쉽게 역습을 허용하는 약점도 노출했다.
축구에서 상대 수비 조직을 붕괴시키기 위한 플레이 중에는 얼리 크로스도 포함된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완전한 상황에서의 측면 크로스만 고집, 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취약성을 노출하며 후반 16분 손흥민의 동점골 외에 슈팅 16-6, 유효슈팅 6-2의 비교 우위에도 불구하고 결정력 부족을 드러냈다.
팔레스타인전은 최강 팀과 최약체 팀 맞대결이기도 했다. 물론 축구는 강팀이라고 해서 약팀을 상대로 쉽게 승리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그것이 바로 축구의 특수성이다. 하지만 확실히 높은 승률의 경기에서 이를 실현시키지 못한다면 정신적, 심리적 영향으로 인해 팀 발전이 정체될 수 있다. 단언컨대 홍명보호에게는 아시아 예선전이 문제가 아니다.
FIFA월드컵 본선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16강 그 이상의 결과물을 내야한다. 그런 만큼 홍명보호가 팔레스타인과의 1, 6차전과 같은 경기 내용은 두 번 다시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 2025년 홍명보호가 소화하여야 할 경기는 9차전 이라크(2025.6 .5)를 제외하고 모두 안방 경기다. 한국 축구의 11연속 FIFA월드컵 본선 진출에 의심의 여지는 없다.
따라서 홍명보호는 내년 오만전을 비롯해 남은 예선 경기에서는 전승을 구가하며 월드컵 본선에서 파란을 예고할 수 있는 면모를 보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지금까지 드러난 약점들을 충분히 보완해 역대 가장 탄탄한 전력을 갖춘 팀으로 거듭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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