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이재명 유죄 판결’ 뒤 ‘민생 행보’ 박차
사법리스크 눈돌리려는 이재명과 정면승부
“반사이익에 기대거나 오버하지 않을 것”
일각선 “특위들 신경써서 정책성과 내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특위 정치’에 가속을 붙이면서 차별화에 나섰다. 민생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특위들을 발족시키면서 여당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한편, 거대야당과의 차별화를 정조준한 모양새다. 당내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유죄 판결로 촉발된 야권 위기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자칫 풀어질 수 있는 당내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라도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대표는 2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경제 특별위원회’ 발족을 의결할 계획이다. 한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민생경제 특위는 현장 방문을 통해 당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걸만한 민생경제 현안을 찾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안팎에선 한 대표가 민생경제특위 카드를 꺼내든 것이 예상 가능한 수순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한 대표가 지난 18일 중소기업 업계를 만나 “대출 이자를 낮추는 방향의 움직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고, 19일엔 한국노총과 간담회를 갖고 “근로자의 힘이 되겠다”고 약속하는 등 현장 행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한 대표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이후 민주당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단 분석에서다.
한 대표 본인도 지난 1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이재명 대표 재판 이슈도 있지만 우리는 민생이 우선”이라며 “우리는 (이 대표 1심 선고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대거나 오버하지 않고 민심에 맞게 변화와 쇄신하고 민생을 챙기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지난 19일 KBS 라디오에서 “지금 이재명 대표의 불행은 우리가 자력으로 쟁취한 승리가 아니다. 이럴 때 오버하면 죽는다”며 “냉정하고 침착하게, 또 겸허한 자세로 가야 한다. 쇄신의 골든타임이고 이때 잘해놓으면 보수 정치에 새로운 국면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판단에서 한 대표는 내년 1월쯤 본격 발족할 계획이었던 민생경제특위의 활동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지난 19일 ‘을(乙)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달기’ 행사에 참석한 이후, 21일 전국상인연합회와 간담회를 갖고, 오는 27일엔 ‘고교 무상교육’과 관련해 수도권 소재 고등학교에 방문할 계획을 세우면서 민생 행보에 방점을 찍고 움직이는데 대해 맞대응을 할 수 있단 분석에서다.
이번 민생경제특위는 한 대표가 만든 5번째 특위다. 한 대표는 취임 이후 격차해소특위를 시작으로 수도권비전특위·호남동행특위·사법파괴저지특위 등을 구성했다.
특히 한 대표는 20일 본격 가동을 시작한 사법파괴저지특위를 소개하면서 페이스북에 “공직선거법상 6개월 안에 마쳐야 하는 1심 재판을 이 대표 측이 어떻게 2년 2개월이나 지연시켰는지 그 지연 수법에 대해서 분석해서 공개하고 2심에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당내 일각에선 지난 7월 23일 취임 이후 지금까지 한 대표가 띄운 특위가 벌써 5개에 달하게 된 만큼, 조금씩이라도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기도 했다. 격차해소특위의 경우엔 한 대표가 직접 동행해 현장을 찾은 경우가 다수 있었지만 수도권비전특위·호남동행특위는 각각 오신환 광진을 당협위원장과 조배숙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한 뒤에는 한 대표의 이렇다할 도움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금투세 폐지를 강력하게 밀어붙이면서 민주당의 항복을 받아내 민생 성과를 이뤄낸 것처럼 한 대표가 힘을 싣고 있는 각 특위들이 뭔가 성과를 내줘야 한다”며 “특위는 지도부가 들어서면 엄청나게 생겼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데 한 대표가 성공했다는 평가를 들으려면 이런 특위들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서 정책적인 결과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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