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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갈아타기’ 피해… 제도적 보완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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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보험대리점들이 시장에서 과도한 정착지원금 등을 요인으로 한 단기실적 위주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부당승환 등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증가하고 있다. 그로 인해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 뉴시스
법인보험대리점들이 시장에서 과도한 정착지원금 등을 요인으로 한 단기실적 위주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부당승환 등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증가하고 있다. 그로 인해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보험 갈아타기’ 권유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가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한 부당승환 개선 과제’ 보고서를 발간해 관심이 집중된다.

◇ GA 양적성장, 부당승환 증가 이어져

소비자들이 보험 가입 시 상품을 비교하는 행위가 자유로워지면서 보험회사의 보험상품 모집경로도 다양해졌다. 법인보험대리점(General Agency, 이하 ‘GA’)이 그 예다. GA는 보험회사와 계약을 맺고 보험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영업대리점이다. 특정 회사의 보험이 아니라 다른 회사의 생명·손해보험 상품을 모두 판매하기 때문에 일명 ‘보험 판매 백화점’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말 기준 보험설계사는 총 60만6,353명이다. 그중 GA 소속 설계사는 26만3,321명으로 43.4%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GA 시장이 양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이미 포화된 보험시장에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GA들은 단기실적을 위해 설계사들을 스카우트하면서 1~2억원이 넘는 과도한 비용을 지불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출혈경쟁은 설계사들에게 ‘신계약 목표실적 상승’이라는 부담을 줬다. 결국 ‘부당승환’ 등 불건전한 영업행위를 야기시켰고 불완전판매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을 만들었다.

올해 4월 금융감독원이 GA들을 현장 점검한 결과, 설계사 1인이 39건의 신계약을 모집하면서 41건의 기존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킨 사례가 발결되기도 했다.

‘부당승환(일명 ’보험 갈아타기‘)’이란 보험계약자에게 기존에 갖고 있던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고 신계약을 청약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설계사가 이미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를 리모델링 등 보장강화 명목으로 현혹해 동종 또는 유사한 다른 보험으로 갈아타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는 보험을 변경함으로 인해 혜택이 줄어들고, 이러한 사실도 제대로 안내 받지 못하는 점이다. 결국 소비자에게 손해만 발생시키는 것이다.

부당승환은 불법이다. ‘보험업법’ 제97조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또 부당하게 소멸시킨 기존보험계약은 6개월 이내에 부활을 청구해 원상복기 시킬 수 있고 새로운 보험계약은 취소할 수 있다. 보험회사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를 승낙해야 한다. 다만, 기존보험과 신규보험이 동일한 보험회사의 상품이어야 한다.(보험업법 시행령 제45조)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소비자는 기존 보험계약에서 신계약으로 갈아타는 경우 △신계약 가입으로 인해 보험료 총액이 상승하지는 않는지 △신계약 청약 시 가입 거절될 질병특약은 없는지 △예정이율(보험사가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이 낮아지지는 않는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중·대형 GA를 대상으로 부당승환 현황을 점검한 결과 5개의 대형 GA에서 총 351명의 설계사가 2,687건의 신계약을 모집하면서 총 3,502건의 기존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금융감독원은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중·대형 GA를 대상으로 부당승환 현황을 점검한 결과 5개의 대형 GA에서 총 351명의 설계사가 2,687건의 신계약을 모집하면서 총 3,502건의 기존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 기존보험계약 부활 대상 확대 필요

금융감독원은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중·대형 GA를 대상으로 부당승환 현황을 점검했다. 그 결과 5개의 대형 GA에서 총 351명의 설계사가 2,687건의 신계약을 모집하면서 총 3,502건의 기존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기존계약과 신계약의 중요사항을 비교해 알리지 않는 행위였다.

보험계약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는 △GA 내부통제 강화 △불건전영업행위에 대한 실효적 제재방안 강구 △설계사 경력조회시스템 개선 △기존보험계약 불할 대상 확대 등을 제시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우선 GA 내부통제 강화와 관련해서는 “최근 금융당국의 ‘GA 설계사 정착지원금 운영 모범규준’을 발표로 정착지원금에 대한 정보공시조회가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GA들의 내부시스템 구축 등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점검과 제재 등의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불건전영업행위에 대해 최근 GA 부당승환 제재사례를 살펴보면, “대리점에 대한 등록취소·영업정지 등의 강력한 제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GA의 건전한 모집 질서 정착과 부당승환 근절을 위해서는 기관제재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 제기된 만큼 실효성 있는 기관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보험설계사의 경력조회시스템에 대해서는 “설계사에 대한 기본정보 소속·경력·제재이력 등은 확인이 가능하지만 불완전판매율·보험계약유지율 등 신뢰도 정보는 설계사 동의가 필요하다”며 “신뢰도 정도가 소비자의 보험상품 선택시 주요 판단기준인 만큼 설계사가 자발적으로 정보공개에 동의 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기존보험계약 부활 대상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보험업법은 부당승환으로 소멸된 기존 보험계약에 대해 부할 청구권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보험업법 시행령’ 제45조 제5항은 기존 보험계약과 새로운 보험계약이 ‘동일한’ 보험회사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회입법조사처 장영진 입법조사관은 “2024년부터 신용정보원의 ‘비교안내시스템’을 통해 다른 보험회사에 이미 가입한 유사계약의 정보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동일한 보험회사 여부와 무관하게 기존 보험계약의 부활을 청구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신용정보원의 ‘비교안내시스템’은 2024년부터 보험협회와 신용정보원이 협력해 가입자가 타사에 이미 가입한 유사 보험계약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통합 전산시스템을 구축한 것을 말한다.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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