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 군사협력에 대한 규탄 메시지를 내놓으며 문제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와 연대 의지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G20 정상회의가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공군기지에서 공군 1호기 편을 이용해 귀국길에 올랐다. 페루 리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진행된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책임 외교’를 구현하는 데 힘을 실었다. 한미일 협력을 제도화했고, 2년 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 관계 개선의 불씨를 살리는 성과도 거뒀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군사협력에 대한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공고히 하는 데 집중했다. 우리 정보당국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1만1,000여명은 러시아 동북부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치고 지난 10월 하순쯤 쿠르스크로 이동했다고 한다. 이들은 러시아 공수여단과 해병대 등에 배속됐고 일부는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적 밀착으로 인한 긴장 수위가 높아진 셈이다.
당장 윤 대통령은 정상회의 무대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을 강하게 규탄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각) APEC 정상회의 1세션에선 “북한과 러시아가 무모한 군사적 모험을 거두고 군사협력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개도국과 선진국을 잇는 ‘번영의 가교’로서 대한민국의 역할론을 제시한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각) G20 정상회의 1세션에 참석해 “개도국들의 경제성장은 규범 기반 질서의 확고한 유지 속에서만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 양자회담서도 러·북 군사협력 견제
APEC과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진행된 양자 회담에서도 러·북 군사협력을 견제하는 데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담 계기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만나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관련 동향을 공유하고 단합된 대응에 협력하기로 했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에서도 긴밀한 공조에 나서기로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는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G20 정상회의 기간인 지난 19일(현지시각)에는 마타멜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만나 협력의 뜻을 모았다.
국제사회도 이에 응답했다.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다. 지난 15일(현지시각) 1년 3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인 한미일 정상은 공동성명문을 채택하고 북한과 러시아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했다. ‘G20 정상선언문’에는 “전쟁과 모든 무력분쟁이 인간의 고통을 가중시킨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의 파병 등을 겨냥한 것이다.
G20 정상회의 공식 세션에선 각국 정상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앞에서 러·북 군사협력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진다. 라브로프 장관에 이어 10번째 연사로 나선 윤 대통령이 러·북의 불법적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한 데 이어 이시바 일본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이 비판에 합류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 대해 국제질서 수호를 위한 연대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각) 현지 브리핑에서 “이번 G20 정상회의 참석 성과로는 규범 기반 국제질서의 수호를 위한 국제사회 연대를 촉구한 점에 있다”며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와 양자 회담 계기마다 러·북 불법 군사협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유사 입장국들과 함께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러·북 군사협력에 중단을 촉구하는 공조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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