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문제를 둘러싼 학교와 학생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0일 열린 학생총회에서 재학생들은 공학 전환에 대해 99%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학교 측은 시위를 중단하라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총학생회는 이날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 운동장에서 학생총회를 열고 공학 전환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학생총회는 재학생 6500여 명 중 10분의 1인 650여 명이 참여해야 성립되는데, 이날 약 2000명의 재학생이 참석했다.투표는 거수 방식으로 진행됐다.
투표 결과, 총 투표자 1973명 중 찬성 0명, 반대 1971명, 기권 2명으로 공학 전환 안건이 부결됐다. 이어 논의된 총장 직선제 도입 안건은 찬성 1932명, 반대 0명, 기권 1명으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이번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 측에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학생들이 원하는 사안이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녀공학 전환 논란은 공연예술대학 발전 방안으로 공학 전환이 제안된 이후 학생들의 강한 반발로 확산됐다. 총학생회는 지난 7일 “공학 전환에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학생들은 11일부터 본관 점거와 수업 거부에 돌입하며 저항 수위를 높였다. 이에 학교 측은 15일 시위로 발생한 피해액이 최소 24억 원에서 최대 54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을 내놓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또, 시위로 인한 피해 사례를 접수하겠다고 공지하며 학생들의 행동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학교 관계자는 “불법 행위와 수업 방해는 엄연한 위법”이라며 “이를 면밀히 조사해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교수진과 학장단 역시 호소문을 통해 “책임을 가중시킬 수 있는 행동을 멈추라”고 학생들에게 촉구했다.
한편 동덕여대의 갈등은 다른 여대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성신여대와 광주여대에서도 공학 전환 논의와 관련된 반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경인여대 등 일부 여대는 “공학 전환에 대해 검토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현재 국내 4년제 여대는 이화·숙명·성신·동덕·덕성·서울·광주여대 등 7곳만 남아 있으며, 전문대를 포함하면 총 14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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