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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내리고 농산물값 올리자. 국정농단 민생파탄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전국 농민들이 서울 도심 거리로 나섰다. 11월 잇따르고 있는 노동계의 대규모 겨울 투쟁에 농민들이 가세하면서 연말 서울 도심이 집회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단체가 포함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와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전국 농민단체는 20일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2차 정권 퇴진 집회를 열었다. 햇빛 없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전국에서 모인 1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농민들로 세종대로 일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집회는 태평로터리에서 숭례문까지 이어지는 세종대로 편도 전 차선을 점거하고 개최됐다. 인근을 지나는 시내버스는 정류장 폐쇄로 승객을 도로 한복판에 하차 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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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얼굴 사진이 붙은 대형 허수아비를 앞세운 풍물패 연주로 시작됐다. 풍물패의 공연과 함께 참가자들은 ‘국정농단 민생파탄 윤석열 퇴진’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연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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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농민들은 ‘쌀값폭락’, ‘수입남발’, ‘기후재난’ 등 농업 정책의 실패를 주장하며 정권에 대한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경남 진주에서 쌀농사를 짓는 한모(67) 씨는 “쌀가격이 폭락해 빛을 내가면서 농사를 짓고 있는 형편이다”라면서 “40kg에 7만 원 하던 쌀 가격이 4만 원 후반으로 치닫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농민의 죽음을 의미하는 하얀색 상복을 입고 동네 이웃 주민들과 집회 참석을 위해 이른 아침 상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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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제에서 온 또 다른 참가자는 “동네 주민들도 모두 정책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농민이 죽으면 국민이 죽는다”고 지적했다.
농민들의 현실이 전해지는 가운데서도 정치 구호는 끊이지 않았다. 집회에 참석한 농민 단체들이 속한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 길’ 측은 무대 위에서 “윤석열, 김건희, 명태균 국정농단. 헌법유린 민주 파괴, 불법 공천 개입 의혹 윤석열 정권은 지금 당장 퇴진하라”며 결의문을 낭독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이랑 골프 친다고 연습하는 정성의 반의 반 만이라도 농민과 노동자를 생각했으면 우리가 여기 나왔겠냐”면서 “윤 정권 몰아내러 용산 가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집회가 이뤄지는 도로 한 편에서는 한 진보 정당이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독려를 하며 서명을 받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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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 상황을 의식한 경찰은 집회 차로 주변을 에워싸는 형식으로 삼엄한 경계를 유지했다. 이달 초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노조 집회에서 경찰관 105명이 부상 당하면서 경찰의 현장 질서유지도 더욱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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