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폭OUT 학부모 모임’ 소속 학부모와 시민 등 10여명은 성남시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이영경 의원 사퇴 및 학폭 문제 개선을 촉구했다. /김규식 기자 kgs@incheonilbo.com
성남 초등생 학교폭력 사건 관련,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0일 열린 성남시의회 본회의에서 학폭 문제 개선과 함께 가해 학생 중 한 명의 학부모인 이영경 성남시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학폭OUT 학부모 모임’ 소속 학부모와 시민 등 10여명은 이날 ‘피해자 외면은 NO, 책임있는 사과 GO’ 등 학폭 근절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들고 본회의를 항의 방청했다.
「인천일보 2024년 11월11·18일자 6면 ‘성남 학폭’ 분노한 성남시민들, 국민권익위에 이영경 성남시의원 조사 요구 등」
성해련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제298회 성남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분당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학폭 사건은 단순히 교육 차원의 문제로만 볼 순 없다”며 “이는 지역사회 전체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성남시와 교육청이 협력해 안전한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피해.가해 학생 모두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남시가 체계적이고 책임있는 대응을 위해 ‘학폭예방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한다. 특별위를 통해 학폭 문제를 공론화하고 피해자 지원과 가해자 교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김윤환 의원은 “지방자치단체는 폭력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고 구제할 책임이 있다”며 “학교 청소년 복지상담사업의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성남시 관내 30개 학교에 상담사가 배치돼 운영하고 있지만 대상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성남 모래 학폭 사건이 발생한 해당 학교는 복지 상담사업에 선정돼 있지 않았다”며 “당시 이 학교에 상담사가 배치돼 있었다면 이러한 문제를 조금이나마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김 의원은 “피해자의 일상 회복도 하루속히 이뤄지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가해자에 대한 선도와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며 “논란의 중심에 선 성남시의회 관련 의원은 시민의 분노와 요구에 따라 자진 사퇴할 것을 이 자리를 빌어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이영경 의원이 자녀 학폭 문제가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본회의에 앞서 신상발언을 통해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이번 일을 교훈삼아 학폭 근절 노력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그러나 방청석에선 ‘사과를 제대로 해야할 것 아닌가’, ‘저게 사과인가’ 등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학폭OUT 학부모 모임의 학부모 등은 본회의 시작 전부터 이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이들은 본회의장에서 이 의원 사퇴와 학폭 관련 개선 요구 관련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지자 박수치며 환호했다.
학부모 운영진인 제니퍼(Jennifer)씨는 “이 의원의 발언은 사과라기보다는 마치 경고문처럼 들렸다”라며 “시민들의 항의와 비판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닌 ‘유감 표명’ 정도의 면피성 발언으로 넘어가려는 태도는 현장에서 방청하던 시민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특히 “학폭 사건이라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시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라며 “어떤 부분이 허위 사실인지 시민들에게 명확히 밝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말 억울하다면 기자회견을 열어 속 시원하게 진정성 있는 해명을 해주시길 바란다”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이 사건은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의 유사한 사례로, 아들의 학폭 문제로 인해 국가 수사 총책임자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고 임명이 철회된 바 있다”라고 지적했다.
항의 방청을 마친 학부모들은 이준배 시의회 민주당 대표의원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한편 이날 이덕수 성남시의장은 민주당 박기범 의원의 5분 자유발언을 불허했다. 박 의원의 반발이 이어지자 이 의장은 박 의원의 퇴장을 명령했다.
앞서 제29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도 성 의원의 5분 자유 발언을 막은 이 의장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반발 차원에서 본회의장 앞으로 나와 피켓을 들고 섰다. 방청석에선 사퇴 촉구 목소리도 나오자 이 의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김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제하고 의장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불허하는 이덕수 의장의 현 행태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의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이번 5분 발언 신청에서도 박 의원이 의장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켰다는 이유로 불허했는데 이는 내로남불 행태”라고 꼬집었다.
성 의원은 “성남시 학폭 예방 및 대책에 관한 조례에 시장 책무가 규정돼 있음에도 의장은 학폭은 교육청 소관업무로 시정과 무관하다고 단정지었다”며 “의장의 이 같은 처사는 책임 회피”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성남=김규식·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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