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열린 프로포폴 등 불법투약 전문 의료기관 적발결과 브리핑 현장에 마약류 압수품이 진열돼 있다. 정유민 기자
의료용 마약류인 프로포폴을 무제한 투약해주는 방식으로 7개월간 15억 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을 불법 판매·투약한 의사 등 의원 관계자가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김보성 강력범죄수사부장)은 최근 5개월 간 프로포폴 불법유통을 집중 수사한 결과 400차례에 걸쳐 14억6000만 원 상당의 프로포폴·에토미데이트(제2의 프로포폴)를 불법 투약한 A 의원을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A 의원 소속 60대 의사 서 모 씨 등 병원 관계자 6명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또 프로포폴 등을 불법 투약한 중독자 25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도주 중인 범행 총책 윤 모(47) 씨에 대해서는 기소중지하고, 추적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의원 관계자 일당은 A 의원 내부에 ‘피부관리실’로 위장한 공간에서 의사가 아닌 상담실장이 투약량을 정하고, 간호조무사들이 의사의 관리 감독 없이 약을 주사하는 등 프로포폴 중독자들에게 조직적으로 불법 투약해왔다. 중독자들을 관리·통제하고 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폭력 조직원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의원에서 프로포폴 투약한 한 중독자가 자신의 차량을 직접 운전해 병원을 나서는 모습. 사진=서울중앙지검
이들 일당은 시간당 투약 대금으로 100만 원을 가량을 받았으며 한 중독자에게는 하루 최대 10시간 이상 투약하며 약 1800만 원을 받았다. 중독자들의 요구에 따라 새벽에도 투약 했으며 중독자들 중 일부는 투약 이후 차량은 직접 운전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서 씨 등은 불법 투약 범행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적 없는 260명의 명단을 확보해 총 873회에 걸쳐 의료목적으로 프로포폴을 처방한 것처럼 식약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 허위 보고하기도 했다.
검찰은 “수사 중 확인된 에토미데이트의 의존성 등을 토대로 마약류 지정을 적극 건의할 예정”이라며 “식약처와 공조해 의료용 마약류 불법유통에 대해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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