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골 육수만 있다면 전문점 맛을 낼 수 있단다.”
구독자 293만 명을 보유한 요리 유튜브 채널 ‘1분 요리 뚝딱이형’ 영상 아래엔 작은 링크가 걸린다. 영상에 언급된 돈골 육수와 사골곰탕 제품을 살 수 있는 쿠팡 채널로 연결되는 링크다. 이 채널의 ‘스토어’ 카테고리에선 크리에이터가 만든 밀키트를 판매한다. 여기서 파는 ‘뚝딱 도가니탕’은 출시 3개월 만에 5만 팩을 팔았다.
유튜브 영상과 쇼핑을 결합한 크리에이터 쇼핑이 활발해지면서 해당 기술을 지원하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솔루션 기업 카페24의 실적이 개선세를 보인다. 이 회사는 2022년 말 유튜브 쇼핑 연동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6월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를 선보였다.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다가 바로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로, 유튜브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 제공하는 기능이다.
시장에선 카페24가 올해 3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카페24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약 6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적자(-36억원)에서 올해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영업수익)은 약 76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다.
실적 개선의 원인은 온라인 쇼핑 시장을 상회하는 총 거래액(GMV) 증가에 있다. 올해 3분기 카페24의 GMV는 3조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늘었다. 이는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률 4.1%를 웃도는 성적이다. 티몬·위메프 사태로 국내 오픈마켓이 위축된 가운데, 카페24가 운영하는 자사몰들은 안정적인 성장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선보인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를 통한 신규 고객 유입 증가 영향도 컸다. 카페24는 올해 1월 구글로부터 2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이어 6월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를 출시했다.
이전에는 유튜브와 쇼핑몰 링크를 단순히 연결했다면, 전용 스토어에서는 판매자(셀러)가 별도 쇼핑몰을 구축할 필요 없이 유튜브 내에서 판매할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카페24의 3분기 유튜브 쇼핑 및 신규 셀러 GMV는 2000~3000억원대로 전 분기 대비 6% 성장한 것으로 추정했다.
카페24에 따르면 유튜브 쇼핑의 장점은 구매 전환율이다. 통상 이커머스 구매 전환율이 1% 미만이지만, 유튜브 ‘노빠꾸탁재훈’ 채널에서 단일 브랜드 상품의 구매 전환율은 12.8%에 달했다. 또 ‘애주가TV 참PD’ 채널의 핵이득 마켓은 지난해 GMV 14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200억원을 목표로 한다.
업계에선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연평균 약 51%씩 상승함에 따라 2028년 카페24의 유튜브 쇼핑 매출액이 400억원에 이를 거란 전망이 나온다.
카페24는 이재석 대표가 1999년 설립한 전자상거래 솔루션 기업이다. 온라인 쇼핑몰 구축부터 마케팅까지 전자상거래 플랫폼 운영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쿠팡, 지마켓 등이 판매자가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카페24는 판매자가 직접 쇼핑몰을 만들어 판매하는 걸 지원한다.
현재 올리브영, 메디큐브, 정관장 등의 기업과 SM, JYP, YG 등 연예기획사, 한화이글스, NC다이노스 등 프로스포츠단이 카페24 솔루션으로 자사 쇼핑몰을 구축했다. 올해 8월 기준 카페24를 통해 문을 연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 대상 직접 판매)몰은 200만여 곳에 이른다.
카페24는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2018년 국내 최초 테슬라 요건(적자인 기업도 미래 성장잠재력이 높으면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그러나 사업이 순탄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일본과 독일, 인도 등 해외 진출을 추진했다가 코로나19 발생으로 2021년부터 작년까지 적자를 봤다. 결국 지난해 해외법인을 철수하고 현재는 유튜브 쇼핑에 집중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페24가 올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가량 증가한 2781억원, 영업손실은 31억원이었다. 지난 4월 26일 1만4660원으로 마감했던 카페24 종가는 19일 기준 2만9300원으로 뛰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6년 4분기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GMV의 1%를 유튜브 쇼핑이 점유할 것이라 내다봤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GMV는 228조8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늘었다.
이 연구원은 “유튜브 스토어 연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자사몰 운영자들에게는 카페24를 이용할 유인으로 작용하기에 자사몰 사업자로서 경쟁력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라며 “다만, 보다 탄력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유튜브 쇼핑의 점유율 확대와 글로벌 확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카페24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고도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글로벌 사업 재개는 아직 가시화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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