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IP 산업은 신뢰로 이뤄지는 산업입니다. 그 신뢰가 쌓이려면 네트워크가 공고해야 합니다. 각 산업끼리 비즈니스 경험치를 많이 축적해야 산업이 확장될 수 있습니다.”
엄윤상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콘진원) 콘텐츠IP진흥본부장은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K-콘텐츠 IP 글로벌 포럼’에서 이 같이 말했다.
엄윤상 본부장은 콘텐츠 IP 진흥 정책 계획을 발표하며 성장 지속가능성과 확장성을 강조했다. 특히 산업 간 협업 부족과 인식 차이를 국내 콘텐츠 IP 시장의 주요 한계로 지적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엄 본부장은 IP 라이선스와 관련한 산업별 접근 방식의 차이가 시장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봤다. 그는“예를 들어 방송 제작사는 방송 콘텐츠만, 패션 회사는 패션 콘텐츠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단발성 거래가 주를 이루는 이유로 IP 협업과 관련한 업계 간 낮은 신뢰도를 꼽았다. 특정 콘텐츠의 인기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산업 간 협력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엄윤상 본부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브랜드 매뉴얼, 상품 애플리케이션, 스타일 가이드 등을 함께 마련하고 비즈니스 간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IP 생산자와 활용 기업이 협력해 경험치를 축적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하면 산업이 더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산업계 주요 인사들이 패널로 참여해 콘텐츠 IP의 지속 가능성과 사업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김민정 SAMG엔터테인먼트 이사는 일본의 사례를 들며, 기존 콘텐츠를 활용한 선순환 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이사는 “일본은 새 콘텐츠를 만들기보다 기존 콘텐츠를 활용해 다양한 산업과 연결한다”며 “문화적 유산과 팬덤이 축적되면서 산업 다변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한국도 콘텐츠 신뢰와 소비자 충성도를 함께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찬 TEO 경영총괄은 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도 다시 꺼내볼 수 있는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다”라며 “단순 소비를 넘어 정교한 사업화 모델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황승무 아모레퍼시픽 부장은 제조업 관점에서 콘텐츠 IP를 활용한 소비재 전환 작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황 부장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작가들과 협업해 콘텐츠의 팬덤을 부흥시키고 이를 지속 가능한 생태계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콘텐츠 IP 산업과 이종 산업 간 괴리를 좁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진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장은 “콘텐츠 IP는 매우 복잡한 생태계를 갖고 있다”며 이를 분석해 IP 활용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엄윤상 본부장은 “인식 차이, 사업 모델 차이, 네트워크 부족 등 다층적인 문제가 누적돼 있다”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 이종 산업 간 연계성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포럼에 참석한 패널들은 콘텐츠 IP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단순한 단발성 협업을 넘어, 산업 간 신뢰 구축과 지속적인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엄윤상 본부장은 “한국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더 긴밀한 연계와 협력이 필수다”라며 콘텐츠 IP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 노력을 약속했다.
김홍찬 기자 hongch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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