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과 KT가 양자정보통신 시장을 놓고 제대로 맞붙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양자 기술을 미래 먹거리로 선택한 이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19일 특허청에 따르면 세계 양자정보통신 시장은 2030년 13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자컴퓨팅 외 양자암호·양자센싱만 추려내도 29조원이다. 10년 전만 해도 미미했던 양자 산업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KT는 ‘하이브리드 양자보안 가상사설망'(VPN·Virtual Private Network) 서비스를 위한 실증을 완료했다. 이번 실증을 통해 전송망에서 고객 구간까지 하이브리드 양자 보안을 적용했다. KT는 앞으로 VPN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안전한 이중 보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9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을 발표하면서 양자컴퓨팅 등 차세대 IT 기술 분야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처럼 양자 기술 효율화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퀀텀 코리아 2024’에 참여해 양자암호통신 기술들을 선보였다. 구체적으로 ▲유무선 양자암호 통신 솔루션 ▲하이브리드 양자암호통신 솔루션 ▲양자암호통신 상용서비스 사례 등 KT가 주도하는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양자 네트워크와 관련한 차세대 기술을 모두 선보였다.
이와 함께 같은 달 양자내성암호(PQC) 기술 상용화 준비를 완료했다. PQC는 기존 암호체계가 양자컴퓨팅 기술 발전으로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개키 암호 방식이다. 복잡한 수학 알고리즘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성능 양자 컴퓨터로도 풀어 내기 위해선 수십억 년이 걸리는 암호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국내 대기업 중 일찌감치 양자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양자’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2011년부터 양자 기술 연구에 착수했다. 바이오, 반도체 등과 함께 양자를 미래 먹거리로 판단하고 산발적으로 연구되던 양자 기술을 모아 그해 국내 대기업 최초로 양자기술연구소(Quantum Tech Lab)를 설립했다.
양자기술연구소는 양자암호통신·양자난수생성기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양자암호통신은 송·수신자가 광자(Photon)를 매개로 암호키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암호키분배(QKD·Quantum Key Distribution) 기술로도 불린다. 불법 접근 시 광자의 성질이 변해 해킹 시도를 즉시 알 수 있다.
2018년에는 IDQ 원천기술과 SK텔레콤 응용기술을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의견에 따라 스위스 양자암호통신기업 IDQ를 700억원에 인수했다. IDQ 인수 후 SK텔레콤은 QKD, 양자난수생성기(QRNG), 양자센싱(Q-Sensing)으로 사업을 전개하며 시장을 공략했다.
이후 2022년 양자센서 시스템을 실증한 데 이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에서는 양자암호원칩을 공개하고 상용화를 시작했다. 이후 SK텔레콤은 올해 11월 케이씨에스와 공동 개발 및 상용화한 ‘양자암호원칩(QKEV7)’이 국가정보원의 암호모듈검증(KCMVP)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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