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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간의 검사 생활을 바탕으로 초지일관 명쾌하게 사건을 해결해주는 든든한 변호사가 되겠습니다. 특히 강력 범죄가 국민들의 일상을 파고 들고 있는 만큼 억울한 이들이 없도록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 전문성을 인정받겠습니다.”
김호삼(사법연수원 31기) 법률사무소 송명 대표변호사는 이달 15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뢰인이 언제나 믿고 맡길 수 있는 로펌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는 20년 간 검찰에 근무하며 ‘강력통’으로 정평난 김 변호사가 대형 로펌의 전관 변호사 대신 개업이라는 다소 험한 길을 택한 자신감이기도 하다. 김 변호사는 “검찰 퇴직 이후 변호사 생활에 편하게 적응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있었지만 오로지 내 능력에 의해서 회사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춘천지검 원주지청장을 마지막으로 지난 6월 검찰을 떠난 김 변호사는 자타공인 ‘강력통’으로 손꼽힌다. 평검사 시절 강력부 근무를 시작으로 6대 지방검찰청(서울중앙·인천·수원·부산·대구·광주) 중 3곳에서 강력부장을 지냈다. 특히 지난 2020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전국을 충격에 빠트렸던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 범죄단체조직죄를 의율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벌어진 조직범죄에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유죄를 이끌어낸 최초의 사례다. 이러한 공로 등으로 2021년 강력분야 공인전문분검사 2급 ‘블루벨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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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력 중에는 ‘보이스피싱 정부합동수사단 초대 단장’도 빼놓을 수 없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7월 출범한 보이스피싱 합수단의 첫 수장으로서 1년 간 280여명 검거하는 등 보이스피싱 범죄 발본색원에 앞장섰다. 특히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560명으로부터 108억여 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에 역대 최장기형인 징역 35년 선고를 이끌어내며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김 변호사는 “보이스피싱은 피해자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범죄”라며 “당시 유관 기관과의 공조로 조직원들 검거에 성공하는 한편 법원에 피해자들의 진술과 피해 사례 등을 제시하며 엄벌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은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택배 발송을 빙자하는 등 교묘하게 범행을 저질러 누구라도 속기 쉬울 만큼 일상화 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보이스피싱·마약 등 과거 폭넓은 수사 경험을 토대로 변호사로서도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경제가 어려울 수록 보이스피싱·유사수신행위(다단계) 등 경제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며 “보이스피싱의 경우 범죄인지 모르고 연루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마약 범죄의 경우에도 단순 투약자는 피의자이지만 피해자적 성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와 같이 공급·밀수 사범에 대해서는 엄벌에 처하는 한편 단순 투약자에 대해서는 처벌과 함께 치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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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를 위해선 과거에 매몰되지 않고 변화하는 범죄·사법 체계에 맞춰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실제로 김 변호사는 일선 지검 강력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서민다중피해 TF’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한 대학에서 부동산 전문가 과정을 이수하기도 했다. 그는 “재건축·재개발 수사를 하면서 부족함을 느끼고 후배 검사들과 판례 스터디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수사 경험을 자양분 삼아 최근에는 자문·강의로도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대학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 강의를 하는가 하면 중소기업 대상으로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한 자문도 병행한다.
김 변호사의 최종 목표는 ‘마약 전문 로펌’을 세우는 것이다. 그는 “향후 전문성을 인정받아 큰 규모의 법인으로 확장하고 싶다”며 “특히 마약 범죄가 청소년에게도 퍼져있는 만큼 단순 투약자가 사회 복귀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로펌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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