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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책방에서 시작된다] 8. 출판 스튜디오 쓰는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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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일상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작지만 소중한 추억들. 때론 더 이상의 밑바닥은 없을 거라 여긴 처절한 시간 속에서 간절하게 내디딘 한걸음까지. 모든 순간순간이 모여 그때의 나를, 지금의 나를 만들었기에 우리의 삶은 값지고 빛난다. 인생의 잊지 못할 페이지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주는 인천 부평구 ‘출판스튜디오 쓰는하루’는 우리 모두 내 인생의 작가임을 표방하며 가치 있는 삶의 기록을 함께하고 있다.

▲누구나 내 인생의 작가다

“남편과 3년간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분을 만났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책 쓰기를 꼽는 분들이 있었어요. 우리 모두 내 인생의 작가인데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한국으로 돌아와 ‘출판스튜디오 쓰는하루’의 문을 열었고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요. 인천 그리고 부평을 가장 많은 작가를 배출한 도시로 만들자는 목표도 있었는데, 그동안 3000여명이 글쓰기 수업을 했고 200명 넘는 작가를 배출했어요. 모두 내 인생의 작가가 된 거죠.”

▲ 출판 스튜디오 '쓰는 하루' 내부 모습.
▲ 출판 스튜디오 ‘쓰는 하루’ 내부 모습.

‘쓰는하루’의 김한솔이 대표와 그의 남편인 김효섭 편집장은 출판에 대한 어려움과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쓰기의 재료와 단어의 속성을 이해하는 기초 과정부터 에세이를 직접 써보고 작가로 데뷔하기까지 탄탄한 정규 과정을 운영 중이다. 준비물은 쓰고 싶은 마음과 연필 한 자루면 충분하다.

김한솔이 대표는 “완벽한 글과 결과를 내기 위한 수업이 아니라 내 안의 쓰는 즐거움과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는 시간”이라며 “소설, 에세이 등 장르와 상관없이 나의 하루를 써 내려가고 싶은 많은 분이 오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 출판 스튜디오 '쓰는 하루' 내부 모습.
▲ 출판 스튜디오 ‘쓰는 하루’ 내부 모습.
▲ 출판 스튜디오 '쓰는 하루' 내부 모습.
▲ 출판 스튜디오 ‘쓰는 하루’ 내부 모습.

▲복합문화공간을 꿈꾸며

‘쓰는하루’에서는 초·중·고 동아리와 도서부를 대상으로 서점 탐방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독립출판물과 출판 자료 등을 살펴보고 나만의 책 기획하기 워크숍 등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인천시교육청의 역점사업인 ‘읽걷쓰’ 문화 확산을 위한 거점센터로 지정되면서 책을 읽고 쓰고 토론하는 문화를 지역사회에 안착시키기 위해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더욱 온 힘을 쏟고 있다.

이번 달에는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과 ‘신바람 동네책방 책담회’의 일환으로 세 차례 북토크를 진행했다. 지난 1일 첫 번째 작가로 히조(HEEZO)를 초청해 그의 일러스트 산문집 「당신이 지난 자리에 꽃이 피었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자연을 닮은 아름다운 장면을 그려낸 작가가 건네는 위로와 사랑의 메시지가 가득했다.

▲ 지난 10일 인천 부평구 '출판스튜디오 쓰는하루'에서 열린 책담회에서 김한솔이(왼쪽) 쓰는하루 대표와 성훤(오른쪽) 작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지난 10일 인천 부평구 ‘출판스튜디오 쓰는하루’에서 열린 책담회에서 김한솔이(왼쪽) 쓰는하루 대표와 성훤(오른쪽) 작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두 번째 작가로 「어디서든 일하고 어디로든 떠난다」 여행에세이를 출판한 성훤 작가와 함께했다.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해온 그는 자유를 꿈꾸며 남편과 세계여행을 떠났다. 단순히 여행만 하는 것이 아닌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인도에서는 사원을 보수하는 요리사로, 네팔에서는 탱화를 그리는 예술가로, 터키에서는 민박집 주인의 옷을 입었다. 성훤 작가는 “남들과 똑같은 여행을 일을 통해서 하면 몰랐던 것도 얻을 수 있고 보다 열린 마음으로 대하게 된다”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우리의 일상이 감사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조금 더 행복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다. 모두가 일상을 여행하듯 즐겁게 살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책담회는 출판 만화와 웹툰을 오가며 만화를 그리는 마성영(마브로) 작가와 웹툰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펼쳤다.

김한솔이 대표는 “’쓰는하루’에서 책을 낸 작가들을 모시고 북토크와 강연을 진행하고 그들의 강연을 통해 또 다른 이의 작가라는 꿈이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꿈꾸고 있다”며 “출판이 아니더라도 많은 지역민이 책을 읽고 접할 수 있는 계기와 통로가 되고 싶다. 차 한 잔 하며 책을 읽고 전시와 공연을 보고 글을 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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