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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구하기용” 공세에…민주당, ‘김건희 특검’ 추동력도 떨어지나

데일리안 조회수  

‘여당 내 8표’ 이탈표 기대했는데 …

“李 1심 선고 후 각 진영별 결집만”

지역위원회 서명운동서도 피로도↑

장외집회도 경찰 추산과 또 큰 격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현실화와 맞물려 좀처럼 추동력을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기존 ‘김건희 특검법’이 포함했던 수사 대상을 줄이고,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를 1단계 추천하는 내용의 수정안까지 마련하며 특검법 최종 통과 의지를 다지고 있다. 민주당이 다소 양보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의힘 내부 이탈표를 노린다는 전략인 것으로도 풀이됐다.

하지만 최근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판결 결과 ‘피선거권박탈형’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여당 내 ‘8표 이상’ 이탈표를 이끌어내 법안을 최종 가결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단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일단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현실화를 계기로 여소야대 정국 속 이렇다 할 대야 반격을 하지 못했던 여권이 드디어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한 모습이다. 이날도 여권은 ‘김건희 특검’을 기치로 내걸었던 민주당의 주말 장외집회에 맹폭을 가했다.

이 대표는 여전히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에 대한 공개발언은 하지 않았다. 대신 “검찰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특별검사를 임명해서 그 훼손되는 법질서를 지켜내야 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김건희 특검법에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이 된다. 그러나 이 나라는 대통령 혼자의 것이 아니다”며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특검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이 나라 주권자의 뜻에 따라서 특검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표를 둘러싼 재판이 줄줄이 예정돼 있고, 당장 오는 25일에는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도 예정돼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는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특혜와 성남FC불법 후원금 의혹,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도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 공세’ 등 민주당의 각종 여론전을 ‘이재명 대표를 구하기 위한 것’으로 규정지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특검’을 기치로 내걸었던 민주당의 주말 장외집회에 맹폭을 가했다. 추 원내대표는 “사법부 성토대회이자 ‘이재명 구하기 결의대회’와 다름없다”며 “공공연히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4일에도 민주당이 세 번째로 처리를 시도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여당의 분열을 획책하는 꼼수 악법”이라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고, 직후 거부권 행사를 강력하게 건의키로 했다. 민주당의 바람과 달리 여권 내부에선 민주당이 표면적으론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이슈들을 내세우지만, 결국 이를 고리로 이재명 대표를 ‘방탄’하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공세를 하는 것이라는 데 대한 공감대도 상당한 기류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의 1심 선고 이튿날인 16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던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장외집회도 국민적 차원으로 거듭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게 중론이다. 이 대표의 1심 선고 결과가 집회에 결집한 인파 수를 증가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민들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대에서 열린
시민들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대에서 열린

민주당은 3차 집회 참석 인원을 30만명이라고 봤지만, 정작 경찰은 민주당을 포함한 모든 야당이 서울 도심에서 개최한 집회에 총 2만5000명이 모인 것으로 비공식 추산했다. 민주당은 앞서 1차(2일) 집회, 2차(9일) 집회에서도 각각 30만명과 20만명이 참가했다는 자체 주장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경찰은 1차 1만7000명, 2차 1만5000명으로 추산하면서, 민주당 추산과 경찰 추산이 계속해 큰 차이가 난 바 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관철하기 위한 ‘1000만명 서명운동’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지난 11일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1000만인 서명운동본부 발대식’도 공식적으로 열렸다. 문제는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지역위원회 간 경쟁을 시키는 구도 등에 대해 나오는 피로도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2심을 당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나, 내부에서는 개인의 혐의에 대해 당 차원에서 가용 인력을 동원해 방어하는 데 대한 불만, 경쟁 유도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들이 표출되는 중이다. 김건희 특검법 서명과 관련해선 지역위별로 주간 보고를 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식에는 활동기간과 주간 서명자와 누적 서명자 인원, 특이사항 등을 기입해야 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선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입구 등에서 서명 부스를 목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민주당의 이 같은 전방위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희망적인 시각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박수현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거부권 행사 이후 재표결 시 통과 가능성에 대해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금은 이재명 대표의 1심 판결로 인해서 서로 각 진영이 강하게 결집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며 “아마 재표결에 대해서 개인적인 생각은 그것이 굉장히 좀 다른 변수(가결이 안될 수도 있는)로 작용할 것이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세번째로 정부에 이송된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 법안이 이송된 이튿날부터 15일 이내인 오는 29일까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특검법이 국회 재표결을 할 때엔 재적의원(300명) 과반이 출석해 출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108석의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오지 않는 이상은 부결과 폐기 수순이 불가피한 상태다. 김건희 특검법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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