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앤리조트가 서울 중구에서 운영하는 호텔 더플라자가 유료 멤버십 운영을 중단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실적이 악화한 이 호텔은 일부 객실을 사무실로 전환해 본사로 활용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1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리조트는 더플라자의 VIP(주요고객) 유료 멤버십인 ‘플래티넘 멤버십’ 서비스를 2026년 1월 1일부로 종료한다고 최근 고객들에게 공지했다. 이에 따라 이 호텔은 내년 1월 1일부터 신규 멤버십 고객 모집을 중단한다.
플래티넘 멤버십은 연회비 50만원, 100만원, 200만원 등 3가지 등급을 운영한다. 등급별로 최대 50만원부터 40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제공해왔다. 또 한화호텔앤리조트 레스토랑 15곳 등 사업장 할인 혜택을 횟수에 상관없이 줬다.
이는 최근 업계 트렌드와 대치되는 행보다. 롯데호텔은 ‘트레비클럽’, 조선호텔앤리조트는 ‘클럽조선 VIP’, 신라호텔은 ‘신라에스’ 등의 통합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4~5성급 호텔은 온라인 예약 대행 플랫폼(OTA)를 활용하기보다 호텔 공식 웹사이트에서 예약하는 충성 고객이 많아 이들을 록인(묶어두기) 하기 위해 멤버십을 강화하는 추세다.
다만, 더플라자는 무료 멤버십 서비스는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 한화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식음료(F&B) 혜택 강화를 포함한 멤버십 서비스 리뉴얼(재단장) 작업을 위해 해당 서비스를 종료한다”며 “리뉴얼 내용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라고 말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2개의 콘도 및 관광호텔과 호텔인 더플라자, 설악 워터피아·경주 뽀로로아쿠아빌리지 등 온천 테마파크를 운영 중이다.
1976년 개관한 더플라자(당시 명칭은 서울프라자호텔)는 이 회사가 운영하는 유일한 호텔사업장이다. 5성급 호텔이자 서울의 중심인 시청 앞에 위치해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영화 ‘파묘’에서는 이 호텔 자리가 ‘명당’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숙박객이 줄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업계에 따르면 더플라자호텔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부터 매년 수백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작년에도 수십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플라자는 기존에 운영하던 408개 객실을 306개로 줄이고, 나머지 공간은 사무실 등의 임차 공간으로 운영하는 식으로 빠진 수익을 상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한화호텔앤리조트의 본사를 이 호텔로 이전했다.
2010년 리노베이션을 한 후 전체 리뉴얼을 하지 않아 호텔이 노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호텔 2층 식음업장의 경우 한식 레스토랑 ‘주옥’이 나간 자리가 1년째 공실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화호텔앤리조트의 리조트부문 매출은 418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지난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9억원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일각에선 김동선 부사장이 푸드테크 등 신사업에 집중하면서 본업인 호텔·리조트 사업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평도 나온다. 김 부사장은 지난 3월 식음료 자회사 한화푸드테크를 통해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7월 더플라자 식음 및 연회사업부문을 한화푸드테크에 분할 합병했다.
한화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호텔의 전체 리모델링 계획은 아직 잡힌 게 없다”며 “식음업장 개편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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