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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쌀로 지은 밥이 더 맛있나… ‘밥맛 평가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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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6일 경기 수원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 대회의실에서 밥맛 평가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11월 6일 경기 수원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 대회의실에서 밥맛 평가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지난 6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 가공이용연구동 대회의실에 구수한 쌀냄새가 퍼졌다.

“밥 외관은 어떤지, 찰기와 질감은 어떤지 각각 순위를 매겨주세요.” 박현수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농업연구관의 말이 끝나자 밥이 담긴 접시와 평가지가 배부됐다.

이날 중부작물부에선 충북 충주에서 키우기 적합한 품종으로 개발된 ‘전주679호’의 밥맛을 평가하기 위한 ‘식미 검정 행사’가 진행됐다.

전주679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품종인 ‘참드림’, 경기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며 쌀맛이 좋다고 많이 알려진 일본산 품종 ‘추청’(아키바레)과 함께 블라인드 방식으로 식미 평가를 받았다.

◇외관·찰기·질감 따지는 밥맛 평가… 日産 ‘추청’이 꼴찌네

검정 평가단으론 식미평가단과 충주시 및 식량원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여했다. 식미평가단은 농진청에서 별도로 모집하는 소비자 패널 참가자들 중 당일 참여가 가능한 인원들로 구성했다고 식량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밥맛 평가는 플라스틱 일회용 접시에 각각의 쌀로 지은 밥에 번호를 붙여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가단은 먼저 밥알의 외관을 봤다. 밥알의 형태가 고른지, 윤기가 얼마나 흐르는지를 평가했다. 다음으로는 찰기를 평가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찰진 밥을 짓기 적합한 쌀인지를 본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질감을 봤다. 씹었을 때의 촉감이 어떤지를 보는 절차였다.

세 개 영역의 평가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찰기와 질감은 개인이 선호하는 정도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무엇이 가장 좋은 상태라고 객관적 지표를 제시하긴 어렵다고 식량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다수의 인원이 평가하는 만큼 대체로 일관된 평가 결과가 도출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세 품종의 밥맛은 비슷한듯 하면서도 미묘하게 차이가 났다. 지난해까지 추청미로 밥을 지어먹다, 올해부터 알찬미로 집밥 쌀을 바꾼 영향일까, 추청으로 지은 밥을 추정할 수 있었다.

전주679와 참드림은 예상하기 어려웠지만, 외관과 질감에서 조금 차이가 느껴졌다. 1번 밥의 밥알이 다소 고르지 않다고 보고 3번에 최고점을 줬다.

평가 결과가 나왔다. 번호별 쌀 품종은 1번이 참드림, 2번이 추청, 3번이 전주679였다.

밥맛 평가는 품종명을 기재하지 않고 번호만 알리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 윤희훈 기자
밥맛 평가는 품종명을 기재하지 않고 번호만 알리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 윤희훈 기자

평가 순위는 어땠을까?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건 참드림이었고, 전주679가 2위, 추청이 3위였다. 식량원 관계자는 “추청쌀이 밥맛 좋은 쌀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최근 개량된 쌀들보다는 떨어진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며 “이날 평가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평가에서 나오는 일관된 평가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지역 개량 품종으로 개발한 전주679가 참드림에 밀린 것에 대해선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식량원 관계자는 평가가 뒤진 이유로 ‘쌀 원곡의 형태’를 언급했다. “처음 가져왔을 때부터 원곡의 상태가 좋지 않아 평가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다”면서 “원곡을 추가로 가져오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평가 일정도 고려해야 하고, 원곡을 선별하는 게 되려 불공정한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평가에 참여한 김은우(32, 서울)씨는 “우리 쌀이 우수하다고 하는데, 이번 평가를 통해 체감을 했다”면서 “평가방식도 신기하다. 맛은 호불호가 있을 것 같긴 한데, 찰진 쌀을 좋아해 그런 성격이 보인 쌀을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를 했다”고 말했다.

2023년 12월 13일 충주 시내 대형마트에서 진행된 시민 대상 밥맛 평가 행사에서 한 소녀가 자신이 선택한 최고맛 밥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2023년 12월 13일 충주 시내 대형마트에서 진행된 시민 대상 밥맛 평가 행사에서 한 소녀가 자신이 선택한 최고맛 밥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 無名 상태인 ‘전주679′… 시민 평가 후 진짜 이름 갖게 될까

이날 평가 대상이 된 전주679호는 충주 지역 맞춤형 품종으로 개량된 벼다. 외래품종을 대체하고 충주시를 대표하는 쌀 브랜드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개발이 시작됐다.

충주는 이천·여주와 시 경계를 맞닿고 있지만, 기후에선 다소 차이가 있다. 일교차가 크고, 충주호가 크게 자리잡고 있어 안개가 많이 낀다. 바람도 세 벼쓰러짐 현상도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농진청과 충주시는 2022년부터 이러한 기후 여건을 극복할 수 있는 쌀 개발에 착수했다. 2022년 4월엔 우량계통 12종의 적응시험을 거쳐 4종을 선발했고, 지난해엔 우량계통 6종 적응시험을 거쳐 2종을 선발했다. 올해에는 우량계통 8종 적응시험을 거쳐 ‘전주679호’를 최종 선발했다.

우량 계통인 전주 601호(드래향)와 전주605호를 교배조합한 전주679호는 밥맛이 좋고, 내병충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밥맛 좋고,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는 것은 벼 품종 개량 과정에서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처럼 어렵다고 한다. 박기도 중부작물부장은 “밥맛이 좋은 쌀은 기본적으로 단백질 성분이 적고 탄수화물이 많은 쌀이지만, 병충해에 강한 내병성을 갖추기 위해선 이를 보완할 단백질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면서 “품종 개발은 이 두 가지 속성을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배합을 찾는 걸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주679호’는 우량 계통으로 개발됐지만 ‘알찬’이나 ‘참드림’과 같은 공식 품종명은 갖지 못한 상태다. 서정환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농업연구사는 “다음 주 충주시내 대형마트에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밥맛 평가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여러 식미평가 결과를 토대로 직무육성심의위원회에서 최종 품종 개발 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말했다. 서 연구사는 “충주시와 계속 협업해 ‘전주679호’의 품종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품종명은 내년에 충주시가 지역 특성에 맞춘 이름을 공모 등의 방식으로 선정해 전주679의 이름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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