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페루 정상회의가 16일(현지시간) ‘마추픽추 선언문’과 ‘이시마 성명’ 발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정상들은 다자무역 질서를 기반으로 역내 교역·투자를 촉진키로 뜻을 모았다. ‘트럼프발(發)’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에 대한 경계의 일환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5 APEC 경주 정상회의 의장국 정상으로 의사봉을 건네받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더욱 연결되고 혁신적이며 번영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APEC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아세안 6개국 등 21개국이 회원국이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선 다자무역 질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는 ‘마추픽추 선언문’이 발표됐다.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공정하고 비차별적이고 투명하고 포용적이며 예측 가능한 무역·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역내 자유무역지대(FTAAP) 의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담은 ‘이시마(Ichma) 성명’도 내놨다. 이시마는 과거 페루 지역 문명의 이름이다. 의장인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지역 경제 통합, 무역과 투자 촉진 등을 통해 새로운 국제무역 이슈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각각 한미일 정상회의, 한미정상회담, 한일정상회담을 가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정상회담을 비롯해 캐나다, 페루, 베트남, 브루나이 등과도 각각 정상회담을 열었다.
한미일 3국간에는 협력 강화를 위한 사무국을 출범하는 한편,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경제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임기를 마치는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 당선에 대해 “새로운 리더십이 출현하더라도 윤 대통령과 한미 관계를 성원하며 뒤에서 돕겠다”고 약속했다.
한일정상회담과 한중정상회담에선 경제와 안보 협력 강화가 논의됐다. 일본과는 정상 간 셔틀외교의 지속, 중국과는 양측이 모두 자국 방문을 요청했다. 또 기업 간 교류, 현지 투자 등의 활동을 지원키로 했다.
캐나다와 페루, 베트남, 브루나이 등과는 방산, 에너지, 광물, ICT, 인프라 분야 협력 강화가 논의됐다. 특히 페루와는 해군 함정의 공동 개발을 비롯한 안보 분야 협력 확대,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해 광업 분야에 대한 투자와 교역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공동선언문도 채택했다.
회원국 기업인들이 모인 ‘APEC CEO 서밋’에선 “이제 바야흐로 ‘AI 대전환의 시대로, AI가 기업의 경쟁력과 국가안보를 좌우하고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제조업과 인공지능(AI) 결합 촉진을 위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I 표준 포럼’ 창설도 제안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18∼1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이동한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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