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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양주시의회 파행 장기화] 2. 파행 5개월째…울부짖는 시민들

인천일보 조회수  

▲ 양주시의회 파행이 5개월째 장기화하면서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의회 정상화 촉구를 위한 근조 화환 시위에 나섰다. 그런데도 의원들은 민생을 뒤로한 채 권력에만 눈이 멀어 의정 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 양주시의회 파행이 5개월째 장기화하면서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의회 정상화 촉구를 위한 근조 화환 시위에 나섰다. 그런데도 의원들은 민생을 뒤로한 채 권력에만 눈이 멀어 의정 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양주시의회 파행 장기화에 따른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인구 30만 명을 눈 앞에 둔 시정은 이미 멈췄다. 주요 현안 사업 추진도 불투명해 시민들의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해결의 실마리는 전혀 보이질 않고 있다. 오죽하면 시민들이 양주시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14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양주시의회가 5개월째 파행하면서 시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2회 추경 예산안이 의회 승인을 얻지 못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급기야 양주시장이 두 차례에 걸쳐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이마저도 물거품이 됐다.

이로 인해 시는 당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사업이 눈덩이처럼 쌓였다. 지금까지 2차 추경 미의결로 차질이 생긴 주요 사업은 총 100건에 이른다. 총사업비는 413억 원 규모다.

주요 사업을 살펴보면 일상생활과 밀접한 인건비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우선 시는 계약직 포함 1400여 명에게 지급할 인건비를 확보하지 못해 부족분 24억여 원을 2차 추경에 반영했다. 의회 승인을 얻지 못하면 다음 달 20일 지자체 최초로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

예산 부족으로 인건비를 지출하지 못하는 곳도 수두룩하다. 다 함께 돌봄센터는 지난 10월부터 인건비를 지급하지 못했다. 영아 전담 등 교직원 인건비도 이달부터 예산이 부족한 상태다. 산모 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사업도 지난 9월부터 지급되지 않고 있다.

복지와 관련한 지원사업도 위기다. 부모 급여 지원(66억원), 장애인활동지원(5억원), 아동수당 급여 지원(24억원) 등도 이달부터 예산이 부족해 지원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경로당 시설 지원비는 지난 10월부터 예산이 부족한 상태다. 기초생활보장 노인가구 월동 난방비 지원과 장애인 거주시설 운영비 지원도 이미 예산을 다 썼다. 출산축하금(4~5째)은 지난 9월부터 부족한 실정이다.

문제도 또 있다. 양주1동 복합청사 이전건립 사업은 지난 10월부터 예산이 부족해 사업을 아예 멈췄다. 방성~산북 간 도로 확포장공사도 예산 부족으로 이달 말부터 본예산 편성 전까지 공사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옥정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도 45억 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공사가 중단될 위기다. 공공하수처리시설 통합 운영관리도 20억 원이 부족하다.

사업을 진행하지 못해 예산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교육특구 사업으로 확보한 6억8000만원은 오는 12월까지 집행하지 않으면 반납해야 한다.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사업도 이달까지 진행하지 않을 때 반납할 위기에 놓인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시는 예산을 미리 집행한 후 2차 추경에 계상해 의회 승인 절차를 거치는 성립 전 예산 편성에 주력하고 있다. 예산은 156억 원 규모로 총 43건이다. 이중 재난 응급 복구 사업 등 총 9건에 대한 예산 5억2000만원은 지출했고, 나머지 34건에 달하는 106억 원은 이달부터 차례대로 지급할 예정이다.

시가 의회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성립 전 예산에 대규모 사업비를 편성해 지급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와중에 의원들은 지난 7월부터 일을 하지도 않고 매월 20일 의정 활동비 150만원과 월정수당 245만8960원 등 총 395만8960원의 수당을 꼬박꼬박 챙겼다. 지금까지 4개월간 받아 간 수당은 총 12억6000여만원에 달한다.

시민 A씨는 “시의원들의 권한과 권력이 이렇게 막강한지 처음 알았다. 28만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시민들의 울부짖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민보다 권력을 더 중요시하는 의원들의 모습에 분노를 느낀다”며 울분을 토했다.

/양주=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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