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아침 기온이 10년 전과 비교해 15도 넘게 올라 따뜻한 날씨를 보이면서 두꺼운 패딩을 입은 수험생이나 휴대용 손난로, 따끈한 어묵탕을 찾아볼 수 없는 등 시험장 앞 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앞으로 수능을 치를 때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수능 한파”라는 말은 옛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일인 이날 오전 7시 기준 인천지역 기온은 14도를 기록해 비교적 따뜻한 날씨를 보였다. 10년 전 수능일인 2014년 11월13일 기온은 영하 1.6도였다.
2016학년도 수능일(2015년 11월12일) 때 기온이 10.9도로 오르기도 했지만 이듬해 다시 떨어지더니 2020학년도 수능일(2019년 11월14일)에는 영하 1도를 기록했다. 이후 해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이날 14도까지 올랐다.
따뜻해진 날씨는 시험장 풍경도 바꿔놨다.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능일에 학교 후배나 자원봉사자들이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몸을 녹이라며 따뜻한 차나 어묵탕을 건네거나 휴대용 손난로를 나눠주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한파가 사라진 데다 포근한 날씨까지 보이면서 이날 시험장 앞에선 이런 풍경이 연출되지 않았다.
수험생들은 대부분 후드티나 코트 등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왔고, 미추홀구 선인고에서는 반팔티를 입은 수험생이 목격되기도 했다.
서구 가정고에서는 ‘청라고 수능 파이팅, 만점 기원’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교사들이 제자들에게 방한용품 대신 초콜릿을 건네줬다.
부평구 한 고등학교 교장은 “과거에는 학부모회나 1·2학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커피와 어묵 등을 사서 수험생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이후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수능 시험장 분위기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천지역에서는 58개 시험장에서 2025학년도 수능 시험이 치러졌다.
교육부가 내놓은 ‘2025학년도 수능 1교시 응시자 현황’에 따르면 인천지역 국어 과목 지원자 2만8001명 중 2만4334명이 응시해 결시율 13.1%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10.07%보다 높은 수치다.
/정회진·홍준기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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