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국민 사과’ 이틀 뒤인 지난 9일 군 소유의 태릉체력단력장(태릉CC)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지자, 대통령실은 지난 10일 “트럼프와 ‘골프 외교’를 위해 최근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며 8년 만에 골프채를 잡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에도 두차례 태릉CC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는 “여론을 호도하려는 듯한 해명으로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BS노컷뉴스는 지난 12일 「[단독]尹, 사과 직후 골프라운딩…트럼프 대비한 연습?」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골프 라운딩을 위해 태릉체력단련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CBS노컷뉴스 취재진에 포착됐다. 김건희 여사 문제로 사과를 포함한 기자회견을 했던 지난 7일로부터 이틀 뒤 토요일 있었던 일”이라며 대통령실 차량이 태릉CC로 들어가는 모습을 포착해 영상으로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골프를 치러 가기 위해 교통 통제가 있었다는 점도 짚었다. 노컷뉴스는 “윤 대통령이 라운딩을 진행한 당일 노원경찰서 등이 교통 지원에 나섰다. 교통 신호 체계를 조정하는 장면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8년 만의 연습이라고 하기엔 교통 체증을 포함한 큰 대가가 따랐다”고 보도했다.
노컷뉴스의 취재 직후 다음 날인 지난 10일 대통령실은 돌연 윤 대통령이 2016년 이후 8년 만에 골프채를 잡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주위의 조언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를 위해 최근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곧바로 거짓 논란에 부딪혔다. 지난 13일 노컷뉴스는 「[단독]尹, 10월 北도발 당일에도 골프…軍현역 물리치고」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인 지난2일과 지난달 12일에도 태릉CC에서 라운딩을 진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14일 「尹 골프를 “외교 준비”로 포장한 용산… 스스로 민망하지 않나」 사설에서 “대통령의 골프는 시점의 부적절성은 물론 여론을 호도하려는 듯한 해명으로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며 “우선 대통령이 골프를 쳤다는 10월 12일은 그 전날 밤 북한이 중대발표를 해 군 전체가 긴장하던 때였다. 북 외무성은 우리 무인기의 평양 상공 전단 살포를 주장하면서 “모든 공격 수단을 ‘준비 태세’에 놓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적잖은 군 장성과 장교들이 북 오물풍선까지 날아든 그날 태릉CC 골프 예약을 취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국면에 대통령은 골프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두 번째 골프가 있었다는 11월 2일은 ‘김영선 공천’을 소재로 대통령-명태균 간 통화육성이 공개된 이틀 뒤였다. 마지막 골프는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두루뭉술한 해명 논란으로 비판이 커지던 때”라고 짚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이 누구와 라운드를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문제는 대통령실이 골프를 국익외교로 포장하려 했다는 데 있다”고 비판한 뒤 “세 번째 골프 때 언론사가 현장 취재를 시도했고, 대통령실은 그 이튿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트럼프 당선인과) 친교의 시간을 잡기로 했고, 여러 상황을 고려해 대통령이 8년 만에 골프채를 잡았다’는 설명을 보도가 나오기 전에 내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민주당은 최근 3차례 외에도 8월과 9월에도 골프를 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윤 대통령의 골프 중 트럼프 당선 이후는 마지막 1번뿐이다. 트럼프 정상외교를 위해 골프채를 다시 잡았다 고 보기도 애매하다. 대통령의 라운드 사실이 언론 취재로 드러나게 되자 대미외교 준비 등으로 둘러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민망한 일이 반복되는 것은 대통령실의 신뢰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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