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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단독’보다 ‘배아줄기세포’ 톱으로 올린 KBS 뉴스

미디어오늘 조회수  

▲12일 KBS 메인뉴스 '뉴스9' 홈페이지.
▲12일 KBS 메인뉴스 ‘뉴스9’ 홈페이지.

검찰이 ‘대의민주주의 제도를 정면으로 훼손’했다며 명태균씨 구속영장을 청구한 12일, KBS는 지상파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메인 뉴스 첫 보도로 배아줄기세포 이식 소식을 올렸다. KBS 기자가 단독 취재한 명씨의 창원산단 개입 의혹 기사는 뒷 순서에 배치됐다.

이날 MBC와 SBS 메인뉴스의 첫소식은 모두 명태균씨 관련 보도였다. MBC ‘뉴스데스크’ 첫 꼭지는 검찰이 명씨의 컴퓨터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파일명이 대통령과의 녹음으로 돼있는 새로운 단서를 확보했다는 단독 보도였다. SBS ‘8 뉴스’는 명 씨 구속영장 관련 보도를 첫 순서에 배치했다.

▲12일 MBC 메인뉴스 '뉴스데스크' 홈페이지.
▲12일 MBC 메인뉴스 ‘뉴스데스크’ 홈페이지.
▲12일 SBS 메인뉴스 '8뉴스' 홈페이지.
▲12일 SBS 메인뉴스 ‘8뉴스’ 홈페이지.

반면 KBS ‘뉴스9’는 배아줄기세포 관련 뉴스를 첫 꼭지로 배치했다. 명 씨가 창원국가산업단지 관련 인사에도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 관련 녹취를 담은 단독 보도는 6번째로 보도했다.

KBS 뉴스에서 명태균씨 관련 뉴스는 축소 보도하고, 정부 비판적 내용은 다루지 않고 있다는 지적은 KBS 내부에서 연이어 나오고 있다. 앞서 10월31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영선 전 의원 공천개입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된 날에도 KBS 메인 뉴스는 지상파·종합편성채널 가운데 유일하게 이 사안을 톱뉴스로 다루지 않았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기자회견 메인뉴스 보도와 관련해서도 “어떠한 비판적 시각이나 문제 의식도 뉴스에 담기지 않았다”는 내부 비판이 나왔다.

[관련 뉴스: KBS 내부 “尹-명태균 보도, TV조선도 다섯 꼭지인데…보도 참사”]
[관련 기사: KBS 내부 “검증 사라진 받아쓰기…시청률 나날이 추락”]

▲지난달 31일 KBS ‘뉴스9’ 보도편성 순서 화면.
▲지난달 31일 KBS ‘뉴스9’ 보도편성 순서 화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온나라가 명태균 녹취록으로 떠들썩한 상황에서 KBS만은 첫 뉴스로 배아줄기세포 이식 관련 소식을 메인 뉴스 첫 블록으로 배치했다”며 “어제는 간만에 나온 명태균 관련 KBS 단독 보도마저 배아줄기세포에 밀렸다. 이식이 새롭게 성공했다는 것도 아니라 배아줄기세포를 이식했더니 파킨슨병 환자의 상태가 개선됐다는 게 뉴스의 핵심 내용”이라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배아줄기세포 관련 뉴스를 메인뉴스에서 다룬 것은 지상파 3사 메인뉴스 가운데는 KBS가 유일하다. 종편으로 넓혀봐도 해당 소식을 메인 뉴스에서 다룬 방송사는 없다”며 “이번 뉴스 편집은 명태균 관련 소식을 어떻게 해서든 탑에 배치하지 않겠다는 KBS 보도국 수뇌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길을 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봐도, 현재 가장 뜨거운 관심사를 받는 국내 뉴스는 명태균 관련 의혹”이라며 “KBS는 타사와 달리 여전히 TF 조차 꾸리지 않으면서 명태균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창원 총국에만 일을 맡겨놓고 손을 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KBS 뉴스는 창원 총국 2명의 기자가 고군분투하며 매일 나오는 수사 속보를 따라가는 것 조차 힘겨워 하고 있다. 사실상 방치”라며 “그 결과 최근 KBS 뉴스의 신뢰성과 영향력은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 굳건했던 시청률 1위 자리는 이제 수도권에서 MBC에 밀리는 게 당연한 게 됐고, 이제는 SBS에게도 덜미를 잡힐까 걱정해야 할 수준까지 추락했다”고 전했다.

KBS본부는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소식을 가치있게, 균형을 맞춰 보도하라”며 “KBS 보도를 망치는 보도국 수뇌부들은 즉각 사퇴하라”고 밝혔다.

미디어오늘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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