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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랜드 “760억원 체납액 지불하라”… 싱가포르 법원, ‘티메프 모기업’ 큐텐에 청산 명령

조선비즈 조회수  

1조5000억원대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미정산·미환불 사태가 4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티메프 모기업 큐텐(Qoo10)그룹이 싱가포르 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았다. 큐텐그룹은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 상거래(이커머스) 기업으로 싱가포르 현지 법의 적용을 받는다.

싱가포르 선택(Suntec) 시티에 위치한 '더 케이트웨이 서쪽 빌딩(The Gateway west).' 해당 빌딩 18층을 큐텐(Qoo10) 본사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민영빈 기자
싱가포르 선택(Suntec) 시티에 위치한 ‘더 케이트웨이 서쪽 빌딩(The Gateway west).’ 해당 빌딩 18층을 큐텐(Qoo10) 본사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민영빈 기자

13일 싱가포르 언론 스트레이츠타임스와 CNA에 따르면 싱가포르 고등법원은 지난 11일 큐텐에 청산 명령을 내리고, 금융자문 기관 AAG기업자문을 청산인으로 지명했다. 청산인은 큐텐 경영권을 임시로 인수해 자산을 통제하고 부채 구조조정 협상 등 업무를 맡는다.

이는 한국 문화상품권 발행업체 한국문화진흥(컬쳐랜드)가 큐텐과 티메프의 약 760억원 규모 부채 미지급을 이유로 큐텐의 청산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큐텐이 한국문화진흥에 체납한 상품권 대금은 58억원이다. 계열사인 티메프에 있는 부채도 700억원에 달한다. 한국문화진흥은 큐텐이 티메프의 부채도 갚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SCI이커머스, 21세기헬스케어 등 6개 채권자도 큐텐의 청산 요청 지지 의사를 싱가포르 고등법원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채권자가 서류 추가 검토 등을 이유로 청산 심리 중단을 요청했다. 그러나 한국문화진흥 담당 변호를 맡은 추아벤체 법무법인의 라자앤탄 변호사는 “상환 능력 없이 빚더미에 있는 회사가 아직도 대담하게 거래 플랫폼을 운영 중”이라며 “빠른 청산으로 대중을 보호해야 한다”고 반대했다.

이에 싱가포르 고등법원은 큐텐 측이 지급 불능 상태라고 판단해 한국문화진흥 측 손을 들어줬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이번 판결은 싱가포르통화청(MAS, 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의 큐텐 결제 서비스 중단 명령과 같은 맥락이다. 앞서 지난 9월 23일 싱가포르통화청은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큐텐 관련 여러 건의 정산 지연 상황이 접수되자, 현지 판매자 보호 차원에서 큐텐 결제 서비스를 멈추도록 했다. 사실상 판매 활동을 중단한 것이다.

큐텐은 G마켓을 창업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뒤 이를 미국 이베이에 매각한 구영배 대표가 2010년 싱가포르에서 설립한 회사다. 구 대표는 2022년 큐텐을 이끌고 한국에 들어온 후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등을 사들여 덩치를 키웠다. 그 결과 부채가 늘었고 대규모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번졌다.

검찰은 지난 8일 구 대표를 재조사했다.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된 후 첫 소환조사다. 앞서 법원은 지난달 10일 구 대표와 류광진·류화현 대표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혐의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한 바 있다.

현재 검찰은 그룹 내 자금 흐름 등에 대한 수사에 이어 피해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조만간 세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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