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모두 ‘김건희 특검’ 수용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친한계가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담화 이후 용산에 우호적 평가를 내놓으며 특검 수용 가능성을 일축한 가운데, 당내 다수에 반하는 목소리를 낸 것.
유승민 “尹, 마지막 기회 놓쳐…특검은 金 국정개입 막을 괜찮은 수단”
유 전 의원은 지난 12일 오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지난 7일 담화에 대해 “마지막 기회였는데 놓친 것 같다”며 “사과에 대해 저는 솔직히 좋게 평가는 못 하겠다”고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유 전 의원은 “거의 140분, 2시간 넘게 했는데, 차라리 한 10분 정도 정제된 진지한 사과를 구체적으로, 쇄신책을 포함한 사과문을 읽으시고 기자회견을 안 했으면 좋았겠다”며 “그런데 처음에 ‘사과드립니다’ 이러고 일어나서 절하더니 그 다음에 2시간 넘게 이것저것 주절주절 떠들면서 별 이야기 다 하는데 거짓말도 좀 하신 것 같고, 김건희 여사는 갑자기 육영수 여사 반열로 올라가고, 육성녹음 다 나왔는데 그것까지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러니까 기자회견이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에 너무나 부족했다”며 “아무리 여당이라도 ‘진솔한 회견이었다’? 진솔하다는 형용사를 써도 되나, 좀 너무 심하더라”고 꼬집었다.
용산이 발표한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 관련 후속조치에 대해서도 그는 “옛날 같으면 유배보낼 일이다. 핸드폰 바꾸면 뭐 하나. 바뀐 핸드폰으로 계속 똑같은 짓을 하면 똑같은 것”, “이번에 (남미 순방) 안 나가신 건 국민들 감정을 생각해서 잘한 것 같은데, 해외 순방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거나 핸드폰 바꾸는 걸 쇄신책이라고 하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이야기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만약 국민의힘이 받으면 ‘탄핵의 문’이 열리느냐? 저는 아니라고 본다”며 “윤석열 대통령 특검법이 아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지 않느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어차피 헌법에 형사소추가 안 되게 돼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제가 이야기했던 김건희 여사의 국정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유효한, 괜찮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특검 도입을 긍정 전망하면서 “(윤 대통령은) 재임 기간 2년 반 동안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이 차단된 상태로 일 열심히 하시면 되는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그는 “솔직히 저는 김건희 여사 문제는 이제 국민들과 국회의 판단에 맡겨두고 이제는 경제, 민생이나 진짜 대통령이 할 일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 문제가 지금 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3주째 부정평가 원인 1위이고 2위가 경제·민생·물가인데 이 자체가 너무 이해가 안 되고 충격적”이라며 “지금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가 얼마나 힘든데 어떻게 경제·민생보다 김건희 여사 문제가 부정평가 1위가 될 수 있나. 사실 국민들한테는 경제·민생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도 기재부 장관도 국무총리도 2년 반 동안 계속 ‘우리 경제 잘 되고 있다’고 하는데, 진짜 현장의 어려운 분들한테 가서 물어보시라”며 “우리 경제 지금 굉장히 위험하다. 그런데 대통령과 장관들은 ‘경제 잘되고 있다’고 지표상으로 괜찮은 거 몇 개만 쏙쏙 뽑아서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특검, 독소조항 빼면 탄핵 가기 어렵다…DJ·YS는 아들, 盧·MB는 형 감옥보내”
안철수 의원도 13일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대국민담화에 대해 “2% 정도 부족했다”며 “대표적인 예로 특감은 말씀하셨지만 특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가 없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특검 얘기를 꺼냈다.
안 의원은 다만 “여야가 합의하는 특검이 중요하다”며 “독소조항들을 다 빼고 여야가 합의를 해야 특검이 제대로 굴러가지,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밀어붙이기를 하면 또다시 부결될 것”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안 의원은 ‘특검을 수용하면 대통령 탄핵으로 갈 수 있다’는 보수진영의 우려에 대해 “저는 그렇게 가리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독소조항들을 다 빼고 나면 탄핵으로 가기는 굉장히 어렵다. 오히려 실체적인 진실을 밝히는 데 집중을 하게 되면 오히려 민주당에서 탄핵을 하려고 하더라도 굉장히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여러 대통령들 보시라. DJ, YS도 아들들을 다 감옥에 보내지 않았나. 노무현 대통령이나 이명박 대통령 같은 경우에도 형님을 보냈다”며 “(전직 대통령들) 자기 임기 때 특검이 있었던 이유가, 사실은 본인 임기 때 해야 그나마 공정하고 모든 사안을 고려해서 제대로 진행을 할 수가 있다. 그런데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지 않은 가운데 임기를 넘기게 되면 정권교체가 되든 되지 않든 더 심한 특검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안 의원은 윤 대통령 대국민담화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느끼실 것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어쨌든 대통령께서 사과를 한 거는 잘했다. 그런데 국민들 눈높이에는 충분하지 못했다’ 그게 제대로 된 평가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도 지역구 의원으로서 많은 사람들 전화나 대화를 통해서 이야기를 듣는다”며 “지금 민심이 그렇다”고 부연했다.
안 의원 역시 대통령 부부 휴대전화 번호 교체, 대통령 남미 순방에 영부인 비동행 등 용산이 대통령 대국민담화 후 발표한 ‘후속 조치’에 대해 “그건 지엽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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