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에 짝퉁 신고절차가 있었어요?” 피 땀 흘려 만든 브랜드를 속수무책 짝퉁시장에 빼앗겨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담당자를 만나면 곧잘 듣는 질문이다. 위조품시장은 글로벌한 규모로 커져가는데 피해를 입고 있는 이들은 대응책을 알지 못하고 안다 해도 복잡해서 선뜻 해결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을 위해 ‘위고페어(wegofair)’가 URL만 입력하면 간편하게 위조상품을 신고할 수 있는 ‘원클릭 신고서비스’를 론칭했다. 위고페어의 수장, 김종면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예술을 사랑한 공대생, 브랜드 지킴이가 되다.
위고페어 김종면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유독 손재주가 많은 소년이었다. 고장난 가전제품을 뚝딱 고쳐내는 것도 그의 몫이었고 황토집 마루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 어느 나라를 여행하든 미술관에서 머무는 시간이 가장 많았던 김 대표가 브랜드의 영혼을 지켜주는 ‘위고페어’를 설립한 건 어쩌면 당연한 여정인지도 모른다.
-유독 위조상품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갖게 되신 이유가 있나.
▲대학 졸업 후 한국IBM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일하다 2002년부터 변리사로 IP관련 업무를 시작했다. 콘텐츠 IP보호 업무를 하던 중 기회가 되어 캐릭터 라이선싱을 진행하다가 위조상품 시장의 규모나 피해액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걸 알게 됐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 위조상품만큼 시장을 좀먹는 존재가 없다고 생각했다.
–회사 이름에 담긴 의미가 궁금하다.
▲처음부터 회사명이 위고페어는 아니었다. 회사 이름은 ‘흥지연(흥미로운 지식 연구소)’이었고 서비스명이 ‘위고페어’였다. 정당한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하면 되는데 그게 싫었고 무단으로 타인의 브랜드 또는 창작물을 훔쳐 쓰는 건 비겁하고 불공평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We go for fair use!”를 줄여 Wegofair가 되었다. 댓가를 지불하고 정당한 사용을 하도록 시장의 분위기를 만들어 창작과 보상이라는 IP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싶었다.
-위고페어 창립멤버가 궁금하다.
▲위고페어 팀이 처음 세팅된 건 2021년이다. IBM 근무 당시 같은 팀에 있었던 황병훈 CTO와 변리사로 초기에 일할 당시 고객사 담당자였던 최재광 AI연구소 소장과 저, 이렇게 셋이서 위고페어를 시작했다. 두 분 모두 저와 20년에서 30년에 걸쳐 긴 인연을 맺고 있던 분들이다.
황병훈 CTO는 IBM 1세대 공인 전문가로 매우 인정받는 엔지니어였고 최재광 소장님도 독보적인 AI기술을 갖고 계신 전문가다. 유능한 엔지니어 분들과 함께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서 위조상품 모니터링 업무를 담당하던 송하림 팀장과 김주현 팀장 등 이 분야 전문가들도 다수 합류해서 함께 위고페어의 미래를 탄탄히 만들어 나가고 있다.
-AI 기반 기술로 짝퉁상품을 신고하는 서비스로 알고 있다. 위고페어의 서비스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 부탁한다.
▲위고페어는 위조상품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가 될 것 같다. 기존에는 사람이 일일이 온라인 마켓의 상품페이지를 확인하고 마켓 플레이스 별로 다른, 복잡한 신고 절차에 따라 신고를 진행해 왔다. 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짝퉁시장에 대응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인 과정이다.
이와 같은 점들을 보완하고자 위고페어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위조 상품들을 찾아내 선별하여 상품 정보들을 수집하고 판매를 차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람이 직접 하면 일주일도 넘게 걸리는 일을 위고페어 서비스는 3분이면 해낸다.
-획기적인 서비스이지만 왠지 비용 부담이 클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짝퉁상품 때문에 고통스러운 것은 맞지만 위탁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게 비용적인 면에서 효율적인지 고민이 될 것 같다.
▲비슷한 고초를 토로하는 분들이 많았다. 짝퉁상품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알고 짝퉁상품을 판매하는 페이지를 찾아놓고도 어떻게 신고해야 할지 몰라 힘들어하는 브랜드들이 많다. 물론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 위조상품 문제를 위탁관리해주는 서비스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중소 브랜드나 소규모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런 일종의 ‘위탁 서비스’를 이용하기는 부담스러운 경우도 많다. 그래서 작은 브랜드들도 부담 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원클릭 위조상품 신고’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아주 쉽고 간편하다. 짝퉁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페이지 URL을 복사해서 저희 신고 페이지에 입력만 하면 된다. 네이버, 쿠팡 등을 비롯하여 알리바바, 테무, 쉬인 등 중국의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은 물론 쇼피, 라자다와 같은 동남아 플랫폼, 아마존, 이베이 등 글로벌 플랫폼의 위조상품까지 모두 원클릭 신고가 가능하다. 결제도 건별로 가능하니 기업 입장에서 비용 부담도 적다.
신규 론칭 프로모션으로 12월까지 브랜드별로 3건의 무료 신고 서비스를 제공하니 우선 편한 마음으로 위고페어의 서비스를 경험해 보시길 권해드리고 싶다.
-URL만 입력하면 알아서 신고와 판매 금지까지 해주는 건가? 앞서 설명한 기존 서비스에 비해 굉장히 간편화 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수요가 상당할 것 같다.
▲전세계적으로 위조상품 피해가 심각하다보니 해외로 IP 관련 세미나를 가면 저희 서비스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
글로벌 마켓에서의 니즈도 똑같다. 위조상품이 있다는 것을 알아도 빠짐없이 샅샅이 찾아내는 것이 어렵고 설령 찾아낸다고 해도 마켓 플레이스에 맞춰 신고하는 것도 어렵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간편하지만 정확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고페어의 원클릭 신고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점점 교묘해지는 위조상품 시장에서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해서 앞으로 위고페어의 역할이 기대가 된다.
▲사실 지금도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에서도 다각도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위조상품 대응을 위해서 마켓 플레이스의 책임을 강화하는 상표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고 지원예산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아마존 등의 글로벌 플랫폼에서도 매년 약 2조원, 1900명의 인력을 투입해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모든 브랜드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내 브랜드는 내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신고 절차를 밟아야 내 브랜드에 대한 침해를 최소한으로 줄여나갈 수 있다.
2021년 시작한 위고페어가 내년이면 5년차를 맞이한다. 위고페어는 국내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게 보다 편리하고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더욱 많은 기업들이 위조 상품을 신속하게 차단하고 브랜드의 고유한 가치를 보호할 수 있도록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예정이다.
구교현 기자 ky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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