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한 해외 경쟁당국 최종 승인이 이달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지각변동과 노사갈등 및 마일리지 통합 등의 과제가 부각되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아시아나 인수합병을 추진한 대한항공은 올해까지 14개 필수신고국 중 EC의 조건부 승인을 제외한 13개국의 승인을 마치고, 최근 유럽 경쟁당국이 제기한 독점 우려도 해소해 이달 중으로 미국(DOJ)과 유럽(EC)의 최종 승인이 전망되고 있다.
양사 합병에 앞서 유럽 경쟁당국이 일부 노선과 화물사업 등에서 독점 우려가 나오자, 아시아나 화물 부문을 에어인천이 4700억원에 인수하고, 파리와 로마 등 일부 여객 노선은 티웨이 항공에 양도하며 이를 해소했다. 업계에서는 유럽 승인 시 미 법무부는 독점 소송 제기 명분이 없어져 승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달말 EC의 조건부 승인까지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아시아나 지분 64%를 취득할 방침이다.
통합LCC, 명칭∙주관 ‘진에어’ 맡을 가능성 ↑
다음 수순으로 진에어와 에어서울‧에어부산 등이 통합이 예상된다. 현재 대한항공은 진에어를,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올해 3분기 실적을 보면 진에어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3646억원, 영업이익은 23% 늘어난 402억원을 달성해 국내 LCC 중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3개사 LCC 통합 시 명칭이나 주관을 시장지배력이 가장 큰 진에어가 맡을 것이라는 시각이 크다. 다만 에어부산은 16.15%를 보유한 부산시가 통합LCC 사무실 위치 문제로 의견을 내고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 시 노사갈등과 마일리지 통합 등의 과제가 남아있다.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 제기, 마일리지 현황 공개 거부
대한항공이 고용유지를 선언했지만 합병 여파로 부서 조정이 발생하면 불가피한 갈등이 일어날 수 있어 업계에서도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객 마일리지 통합도 문제다. 지난 6월 말 기준 두 회사 마일리지를 합하면 3조5천억원치가 넘는다. 업계에서는 마일리지 당 환산 금액을 대한항공 15원, 아시아나항공 11~12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공식입장을 내놨지만, 최근 양사가 마일리지 소멸 예정 고객에게 연락을 돌리거나 사용처를 넓히는 등의 조치는 기업 합병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해석되고 있다. 마일리지는 부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제휴사나 쇼핑몰 품목이 줄었고, 마일리지로 살 수 있는 항공 좌석도 부족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사용된 마일리지도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양사 합병으로 1마일의 피해도 없게 하겠다고 단언했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영업비밀’이라며 마일리지 현황 공개를 거부하면서 정부가 현황 파악도 못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해보인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