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다름’과 ‘틀림’을 혼동하여 사용한다. 특히 언어, 전통, 도덕, 관습 등 ‘문화 다양성’을 나 그리고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틀린 것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를 꿈꾸는 부평구문화재단이 다양한 문화를 알리고 다름을 인정하기 위한 다채로운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역민들과 문화 다양성의 가치를 ‘같이’ 지켜가기 위한 시간을 이어 나가고 있다.
▲풍성한 ‘문화다양성 주간’
향기로운 꽃내음이 가득했던 지난 5월, 봄날처럼 따뜻한 행사가 펼쳐졌다. 인종, 집단, 나라 간 문화적 경계를 허무는 공유의 자리를 통해 생활양식과 함께 사는 방식을 이해하는 ‘문화 다양성 주간’ 행사다. 부평구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가 기획한 이번 행사는 ‘두근두근 식탁’, ‘소소한 극장’, ‘미로 속 이야기’ 등 총 3개 프로그램을 나눠 진행됐다.
어린이날 부평키즈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된 ‘두근두근 식탁’에는 다문화 가족 5팀을 포함한 총 80명이 참여했다. ‘소풍’이라는 주제에 맞는 도시락을 준비해 여러 나라 음식을 공유했다. 식탁에서 배우는 문화 다양성 이야기와 미얀마·베트남·중국의 음식을 먹어보고 나만의 도시락 가방 만들기를 통해 문화 다양성을 체험했다.
같은 날 부평아트센터에서는 독립공연예술가 네트워크 ‘소소한 극장’이 펼쳐졌다. 10명의 독립공연예술가들이 전하는 소수의 관객을 위한 짧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공연들이었다. 짧게는 3분에서 길게는 10분간의 공연으로 어린이부터 부모님들까지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공연들이 다수를 이뤘다. 눈을 뚫고 피어나는 새싹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자신의 마음 속 보물들이 내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음악 명상 팝업 인형극 등이 진행됐다.
1인극 테이블 인형극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는 시간도 가졌다. 편견의 말들로 상처 입은 어린이들의 용기와 성장을 통해 다양성의 가치를 전하는 ‘닮은 친구’, 동무의 우정을 다루며 순수함과 사랑을 전하는 ‘동무를 위하여’, 서로의 다름에 대한 이야기 ‘차암~다행이다!’ 등의 작품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 밖에 관객들이 공연에 직접 참여하는 스토리댄스 ‘빨간코 디스코’, 독립공연예술가네트워크 아티스트들이 직접 만든 인형과 함께 만나고 놀고 추억을 쌓는 ‘인형과 함께 만나요’ 등도 마련됐다.
같은 달 15일에는 우천으로 진행하지 못했던 ‘미로 속 이야기’ 행사가 진행됐다. 가로·세로 14m, 높이 17m, 폭 2m의 골목 같은 미로 속에서 길을 찾으며 다양한 미술 놀이를 만나고 놀이가 쌓여 예술이 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200여명의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함께했다.
▲소모임 ‘별별 프로젝트’
부평구문화재단은 이해 관계 차이를 넘어 문화 기본권을 존중하고 화합할 수 있는 지속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소모임 지원사업인 문화 다양성 ‘별별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22년에는 소모임 10팀 25명, 지난해에는 10팀 33명을 발굴해 다양한 주제의 교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도 다양한 주제로 10팀이 선정돼 의미 있는 활동을 벌였다.
‘마음으로 보는 세상’은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며 지역 내 시각장애인의 인식 변화를 목표로 활동했다. 부평에서 만나는 사람을 대상으로 시각 장애인과 점자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 점자 블록과 안전바, 엘리베이터 시설 등 시각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필요한 환경을 살폈다.
디자인, 아트, 액티브의 합성어로 복합 문화예술 및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예술적인 활동을 창의적이고 다양하게 디자인하는 단체 ‘디아티브’도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했다. 우리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한국화 부채와 세계 각국의 전통 의상, 목각 인형을 만들었다.
부평에 있는 미얀마 노동자 복지센터도 이번 모임에 참여했다. 어린이날 미얀마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예술 프로그램 및 체험활동을 기획했다. 미얀마 전통 화장품 타나카 바르기와 전통 음식 맛보기, 버마 민족의 전통의상 체험하기, 미얀마 국기와 지도 및 전통 물품 등을 전시했다.
‘같이가치’는 한국인 7명, 중국인 2명, 중도 입국자 1명으로 구성됐다. 부평구 자원봉사 센터에서 진행하는 다문화 가족 인식 개선을 위한 세계봉사단 양성과정에서 만난 이들이다. 한국인과 중국인이 함께하는 한국의 자원봉사, 중국의 자원봉사, 세계체험행사 등 문화 다양성 자원봉사활동을 폈다. 다문화 가족에 대한 차별이 아닌 차이라는 인식 개선과 이해를 목표로 삼아 활동에 임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소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별별클래스’도 진행했다.
부평구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 다양성 범주에서 다양한 주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서로 공유하며 문화 다양성의 가치를 이해해볼 수 있는 사업을 실시했다”며 “’너와 나의 목소리로 채워지는 문화도시부평’이라는 슬로건 아래 앞으로도 문화도시 핵심가치 확산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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