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나의 자존심 나의 마지막 청춘의 영혼, 인천은 나의 자존심 나의 마지막 영혼’「인천유나이티드FC 응원가-‘인천은 나의 자존심’」
심판 종료 휘슬이 불리자 인천유나이티드 서포터즈 ‘파랑검정’이 있는 홈 응원석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2003년 창단 이후 그리고 2013년 K리그에 승강제가 도입된 이래 한 번도 2부로 강등된 적이 없는 유일한 시민구단으로 ‘K리그 생존왕’으로 불렸던 타이틀이 실낱 같은 희망과 함께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국내 프로축구는 야구, 배구, 축구 등 다른 스포츠와 달리 K리그1, K리그2 2개 리그로 운영된다.
K리그1은 총 12개 팀, K리그2는 총 13개 팀이 참가해 K리그1은 정규라운드(총 33R)와 상위 6개팀(그룹A)과 하위 6개팀(그룹B)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파이널 라운드(총 5R)에서 최하위 팀이 K리그2로 내려가고 K리그2 1위팀은 K리그1으로 자동 승격된다.
K리그2 2위팀은 K리그1의 11위팀과 승강 플레이오프1, 3~5위까지는 K리그2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자 팀이 K리그1 10위팀과 맞붙는다(승강 플레이오프2).
매년 최소 1팀씩은 승격·강등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최대 3팀까지 K리그1와 K리그2 팀 간 맞바꿈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각 팀에서 11명씩 그라운드로 나와 상대 진영의 골대 안에 공을 넣는 스포츠라는 본질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 같은 리그의 서열화·위계화로 K리그1에서 K리그2로 강등한 팀에게는 불가피하게 이류로 전락한 것과 같은 비애와 아픔이 뒤따른다. 최근 창단 첫 K리그2 우승과 1부 승격을 이룬 프로축구 FC안양 사례가 이를 반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사상 첫 2부 강등으로 인천 선수들과 서포터즈의 자존심만 무너진 것이 아니다. 구단 산하 U-12, U-15(광성중), U-18(대건고) 유소년팀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특히 올해 대건고는 올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한 굵직한 두 대회(‘2024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2024 GROUND.N K리그 U17 챔피언십’)에서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창단 이후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던 터라 아쉬움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지역 축구 관계자는 “유소년팀은 1·2부가 아닌 권역별로 묶어 경기를 해서 리그나 대회 참가하는 것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강등으로 구단 전체 예산이 삭감되면 유소년팀으로 내려가는 예산이나 지원 등도 줄어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소년팀도 우수 선수를 데려오려면 원소속 학교팀이나 클럽에 축구 발전 기금이나 물품 등의 ‘스카우트 비용’을 지불하고 데려오는데 이 예산이 줄면 아무래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당장은 아니어도 장기적으로 우수 선수를 프로로 수급하는 데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점도 살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인천이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K리그2는 더 이상 ‘잔류’ 의미가 없는 곳으로 어떤 의미에선 K리그1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곳이다.
구단 소유 주체별로 보면 기업구단이 4곳(서울E, 전남, 부산, 수원)이고 시·도민 구단이 9곳(안양, 충남아산, 김포, 부천, 천안, 충북청주, 안산, 경남, 성남)이다. 올해는 시민 구단인 안양과 충남아산이 1, 2위를 차지했고 3~6위는 기업구단 4팀이 뒤를 이었다.
과거 1부 리그에서 뛰었던 성남(2017년 강등), 부산(2018년 강등), 전남(2019년 강등), 경남(2020년 강등)팀들은 좀처럼 1부로 다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전북, 울산 등과 함께 K리그 전통 명가로 지난 시즌 강등된 수원 삼성도 올해 6위에 그치면서 승강플레이오프조차 진출하지 못했다.
지역 축구 관계자는 “한번 1부에서 강등되면 다시 올라오기 정말 힘들다. 특히 시·도민구단이라면 (기업구단에 비해) 곱절로 힘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철저히 분석과 쇄신이 없으면 승격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인천 구단주인 유정복 시장은 “어려운 순간에도 한결같이 응원해 주신 시민과 팬들의 열정과 기대를 생각하면 그 아쉬움은 더 크게 다가온다. 이번 실패를 거울삼아 다시 심기일전하고 인천 축구의 자존심과 명예를 되찾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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