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맞춰 수험생을 겨냥한 수능 마케팅에 돌입했다.
올해도 예년처럼 수능 수험표를 들고 오는 수험생과 가족을 대상으로 물건값을 깎아주고, 다양한 경품도 준다. 청소년 구매 비중이 높은 일부 유통채널은 유명 대학 합격을 기원하는 관련 상품을 따로 준비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프랜차이즈 CU는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유명 대학과 연계한 상품을 선보였다.
CU는 지난 7일 서울대학교 마크가 그려진 손목시계, 초콜릿이 같이 든 서울대 합격 기원세트 2종을 내놨다. 이 상품은 마카다미아가 들어간 밀크 초콜릿이다.
그러나 겉면에는 제품 사진 없이 서울대학교 금장 로고만을 넣었다. 로고 주변은 온통 서울대를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장식했다. SNU블루라 부르는 이 색은 냉정과 지성을 상징한다고 한다.
CU는 자사 편의점 체인에서만 판매하는 대표 디저트 메뉴 연세우유 생크림빵도 올해 수능을 맞아 특별한 형태로 판매한다.
연세우유 생크림빵은 5000만개가 넘게 팔린 인기 상품이다. CU 베이커리에서 배출한 최대 흥행 제품으로 출시 이후 3년 동안 CU 간식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CU는 연세우유 생크림떡 선물세트와 연세우유 미니생크림빵 선물세트 총 2종을 수능 선물 세트로 구성했다. 이 세트를 사면 연세대학교 야구점퍼를 입은 한정판 인형 열쇠고리를 함께 준다.
CU는 지난해 수능을 맞아 비슷한 마케팅을 펼쳐 성공을 거뒀다. CU에 따르면 지난해 수능(17일)이 있던 일주일 간 선물용 초콜릿 매출은 전주 대비 52% 증가했다.
막판 다지기에 열중하는 수험생을 겨냥한 수능 간편식 주먹밥, 샌드위치 매출 역시 각각 26%, 19% 증가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매년 11월 중순 보는 연말 쇼핑 성수기로 가는 ‘입구’ 같은 역할을 한다.
이전에는 10월 마지막 주 핼러윈에서 시작해 수능을 거쳐 11월 초중반 중국 광군제로 넘어갔다. 이후 전 세계인의 쇼핑 파티로 여겨지는 11월 말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페스타와 12월 크리스마스 연말 성수기로 소비심리가 이어졌다.
그러나 핼러윈 경기가 이전보다 차가워지면서 수능 마케팅이 연말 쇼핑 성수기 마케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고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특히 전통적인 수능 선물이었던 엿이나 팥이 든 찹쌀떡은 인기가 예년만 못하다. 대학생 트렌드 플랫폼 캐릿이 2021년 전국 고등학생 2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가운데 34.5%는 찹쌀떡과 엿을 ‘가장 받기 싫은 수능 선물’로 꼽았다.
반대로 수능 응원 선물로 가장 받고 싶은 것으로 현금·외식을 꼽았고, 그다음 디저트 초콜릿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엿과 찹쌀떡 자리는 학습력을 높여준다는 고가 영양제나 건강식품이 차지하고 있다. 수험생 정보 공유 사이트에서는 좋은 피로회복용 고농축 앰플, 아미노산 영양제 아르기닌, 고함량 비타민 복용법이 공유된다.
브랜드 포지셔닝 전문가 김소형 데이비스앤컴퍼니 컨설턴트는 “유통업계 수능 마케팅은 단기적으로 매출을 높이기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소비자 확보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수능을 마친 수험생은 앞으로 주요 유통 채널에서 소비 주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계층이라 친숙한 이미지를 미리 심어줄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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