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4일부터 21일까지 남미 순방길에 오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첫 회동이 성사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다자외교 무대를 기회 삼아 미국과 일본, 중국 정상과의 만남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에도 의지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트럼프 당선인 측과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매일같이 미국 신행정부의 인선 논의가 보도되고 있고 확정된 것도 발표되듯이 우선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는 인선과 주요 정책 아젠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14일부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페루와 브라질에 방문한다. 오는 14일 출국길에 오르는 윤 대통령은 15일 오전 APEC 회원들과 비회원 초청국이 참석하는 비공식 대화에 참석하며 본격 일정을 소화한다. APEC 정상회의 첫 세션에서 윤 대통령은 내년도 APEC 의장국으로서 대한민국이 자유롭고 안정적인 무역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논의에 앞장설 것을 천명할 계획이다.
이튿날인 16일에는 회원국 정상들만 참여하는 APEC 정상회의 두 번째 세션 ‘리트리트’에 참석한다. 같은 날 오후부터는 페루 공식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이어 윤 대통령은 17일 G20이 개최되는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로 출발한다. 18일에 사회적 포용과 기아, 빈곤퇴치를 주제로 개최되는 제1세션에 참석해 대한민국의 구체적 기여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G20 정상회의 둘째 날인 19일에는 지속 가능한 개발과 에너지 전환을 주자로 한 제3세션에 참석해 기후위기 극복과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제협력을 제안할 계획이다.
◇ 한일·한중·한미일 회담 추진… 트럼프 측과는 ‘소통중’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책임외교를 구현하고 우리 외교 지평과 실질 협력을 중남미로 확대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자외교 무대에서 여러 국가와 회담을 하겠다는 의지도 뚜렷하다. 대통령실은 이번 APEC과 G20 정상회의 기간에 베트남과 멕시코, 브루나이를 포함한 다수의 국가들과 양자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중국 정상과의 회담도 추진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따라서 한일 회담이 성사되도록 적극적으로 조율 중”이라고 했다. 한중 정상회담의 경우 “열심히 협의 중이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내에 추진키로 했던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총리 간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 측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다만 앞서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7일 통화에서 이른 시일 내 회동을 하기로 합의한 만큼, 이번 회담 계기에 만남이 진행될 가능성을 닫아두진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순방이)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5박 8일의 일정이 되겠으나 추가적인 변수가 0.1%라도 있는 경우에는 확언해서 몇 날 몇 시에 도착한다 이야기를 드릴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이 성사될 경우 순방 기간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프광’인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을 앞두고 윤 대통령은 최근 골프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과적인 외교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라는 게 여권의 설명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교, 개인적 친밀도를 갖기 위해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대화가 이어지려면 우리 대통령도 공이 제대로 맞아야 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최소한 연습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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