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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을 예고한 가운데 한국과 대만·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도 사정권에 놓일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두더지 잡기’식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무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11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을 겨냥한 관세 폭탄으로 대(對)중국 적자를 줄인 뒤 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대한 적자도 같은 방식으로 축소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60~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이 2025년 상반기 중국산 제품에 평균 20%의 추가 관세를 물릴 것으로 예상했다.
앤드루 틸튼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부터 미중 무역적자는 다소 감소했지만 다른 아시아 수출국들과의 무역적자는 크게 증가해 이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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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트럼프의 대중 관세 부과가 시작된 2016년 3468억 3000만 달러(약 488조 원)에서 지난해 2791억 1000만 달러(약 391조 원)로 약 20% 줄었다. 반면 한국과 대만·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을 상대로 높은 무역흑자를 냈다.
한국은 지난해 대미 무역에서 역대 최대인 444억 달러(약 62조 5000억 원) 규모의 흑자를 냈다. 대만은 올해 1분기 대미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246억 달러(약 34조 6000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액으로 보면 베트남이 압도적이다. 베트남의 올해 1~9월 누적 대미 무역흑자는 900억 달러(약 127조 원)에 달한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수출길이 막히자 베트남을 통한 우회 수출을 선택한 영향이다. 인도는 최근 몇 년간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일본도 대미 무역흑자를 꾸준히 내고 있다.
틸튼 수석은 “한국·대만, 특히 베트남은 미국과 무역에서 큰 이익을 봤다”며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독점적 위치를 반영하고 있으며 베트남은 중국으로부터의 무역 방향 전환으로 이익을 봤다”고 짚었다.
미국의 관세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에서 수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미 무역흑자를 줄여갈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무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 전반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영국의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분석가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2기에서 신흥 아시아 국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분야는 무역 정책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은행(WB) 소속 경제학자들도 “트럼프 당선인이 제안한 관세정책이 아시아 국가에 ‘더 큰 고통’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대만이 한국과 싱가포르보다 그러한 위협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외려 미국의 주 타깃인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에서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재 중국은 내수 경제를 살리기 위해 투입할 수 있는 막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 1기와 달리 미국 시장에 덜 의존적이라며 미국의 관세에 핵심 광물 수출통제로 맞설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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