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인천에서 출범한 ‘만오홍진선생기념사업회’
지난 7월19일. 백범 김구 선생과 함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인 만오 홍진선생을 선양하기 위한 기념사업회가 국내 최초로 인천에서 출범했다.
만오 홍진선생은 1919년 한성임시정부 수립을 주도하고, 상해임시정부에서 국무령과 임시의정원 의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만국공원(현 자유공원)에서 한성임시정부 수립을 위한 13도 대표자 회의를 개최했고, 인천 문학산 선영에 묻히면서 백범 김구 선생·조봉암 선생 등과 함께 인천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로 꼽히고 있다.
이날 기념사업회 출범은 인천지역 정관계, 시민사회단체가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왔기에 가능했다.
실제 지난 2022년 시작된 ‘홍진기념사업회준비위’는 그동안 △한성임시정부 13도 대표자회의 기념대회 △홍진선생 추도식 △학술초청 강연 △국회 심포지엄 △’만오홍진선생 발자취를 따라서’ 인천시민답사단 운영 등 수많은 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매년 4월2일에 맞춰 자유공원에서 진행된 한성임시정부 수립을 위한 13도 대표자회의 기념행사와 9월9일 홍진 선생의 순국에 맞춰 국립현충원에서 개최한 추모식은 언론은 물론 많은 인천시민들에게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관심은 올해 처음 진행한 홍진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시민역사답사단 참가자의 모습에서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시민들의 참여속에 출범한 기념사업회는 각계각층의 대표자를 중심으로 총 18명의 공동대표를 선출, 향후 다양한 활동을 예고했다.
정세일 상임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은 진보와 보수가 극렬하게 싸우고 있고 자기와 조금 다르면 싸우는 것이 만사가 돼 버린 사회가 돼 버렸다”면서 “이런 시점에서 평생을 화합과 통합을 위해 헌신한 만오홍진 선생의 대통합의 정신을 기억하고 그분의 업적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은 굉장히 중요일 일”이라고 기념사업회 설립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내년에는 ‘한성임시정부 13도 대표자회의 106주년 기념대회’를 시작으로 만국공원에 표지석 설치사업, 국내외 답사, 국회학술심포지엄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념사업회는 장기적으로 만오 홍진 선생을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홍진평전’ 출판 작업과 연극공연, 순회전시회, 기념사업회의 사단법인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성지 ‘만국공원’
인천의 대표독립운동가 홍진선생의 발자취가 점차 알려지면서 인천 만국공원(현재 자유공원)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1919년 3월1일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나면서 국내외 곳곳에 임시정부가 수립된다. 그 중 하나인 한성임시정부 수립과 가장 관련이 높은 곳이 바로 인천이다.
한성임시정부를 수립하는 가장 중요한 절차인 ’13도 대표자회의’가 바로 인천 만국공원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13도 대표자회의는 현재의 국회 격으로 전국의 대표자가 모여 임시정부 수립을 승인하는 절차이다. 국외에서 수립된 상해임시정부와 노령임시정부와는 달리 한성정부는 국내에서 수립된, 국내 각 지역 대표자들이 승인한 정통성 있는 임시정부였던 것이다. 바로 그 중심에 홍진선생이 있었다.
한시준 전 독립기념관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과 정통성은 인천 만국공원에서 시작됐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한 전 관장은 지난 7월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919년 3.1만세운동 이후 국내외 세 곳의 임시정부가 통합할 때 그 중에 정통성은 바로 한성정부에 있었죠. 한성정부가 유일하게 국내에서, 그것도 13도 대표자대회라는 국민적 기반 위에 수립됐으니까 그걸 우린 정통으로 삼았다는 것이죠. 그래서 한성정부에서 선출했던 각료명단을 임시정부에서 그대로 임명하죠. 한성정부가 서울에서 선포됐지만, 실제 한성정부를 수립하는 국회와 같은 절차는 모두 인천에서 진행됐고 최종 결정도 인천에서 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과 정통성은 인천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기념사업회에서도 자유공원을 대한민국 임시정부, 독립운동의 성지로 조성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일단은 현재 설치된 ‘한성임시정부 13도 대표자회의’ 표지석을 규모 있게 확대 설치하고, 그 중요성을 설명하는 안내문 설치도 고려중이다.
▲ “인천 만국공원에 홍진동상이 세워졌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램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자유공원에 홍진 선생 동상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는 홍진 선생 후손의 간절한 바람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지역문화연구가인 이희환 박사는 인천일보에 ‘인천 만국공원서 잉태된 한성임시정부’라는 제목으로 만오 홍진 선생과 관련한 기고문을 싣는다.
이를 본 홍진 선생의 손자인 고 홍석주씨가 같은 해 5월9일 미국에서 이희환 박사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메일로 보내왔다.
1946년 여름 홍진 선생이 “인천에 나의 선조들의 묘가 있고, 내가 임시정부 수립의 거사를 인천에서 하였으니 내가 죽으면 관교동의 선영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하셨습니다. 이 유언에 따라 인천시 관교동에 1946년 9월 13일(1946년 9월 9일 서거. 5일장) 묻히셨습니다. (중략) 홍진 선생은 지금 서울 현충원 임정요인 묘역 안의 임정수반 묘소에 안장되어 있습니다. 1919년 4월 2일 인천 만국공원에서 13도 대표자회의를 열어 외국이 아니고 국내의 인천에서 임시정부의 모체인 한성정부가 최초로 성립되었다는 사실은 인천의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한성정부라는 집은 실질적으로 홍진 선생이 설계하고 도목수가 되어 인천에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13도대표자회의 등 이러한 사실들이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외람되나 홍진 선생의 동상이 만국공원에 세워졌으면 하는 것이 인천시민에게 드리는 저의 바램입니다. 「2014년 5월9일 고 홍석주 선생의 편지」
고 홍석주씨는 “임시정부의 모체인 한성정부가 최초로 인천 만국공원에서 열린 것은 인천의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생각한다”며 “한성정부라는 집은 홍진 선생이 설계하고 인천에서 만들었다”고 자부심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그런데 13도 대표자회의 등 이러한 사실들이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는 것 같다”며 아쉬워도 드러냈다.
특히 “외람되나 홍진 선생의 동상이 만국공원에 세워졌으면 하는 것이 인천시민에게 드리는 저의 바램”이라고 동상 건립을 제안하기도 한다.
현재 충북 청남대에는 임시정부 역대 수반들의 동상이 야외에 세워져 있으며 홍진 선생의 동상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인천의 대표독립운동가 만오홍진 선생을 재조명하고, 그의 자랑스러운 발자취가 묻어 있는 만국공원에 홍진선생 동상을 건립하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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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 만오홍진특별취재팀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
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m
이호윤 기자 256@incheonilbo.com
신춘호 박사(영상아카이브연구중심) docu8888@daum.net
허우범 교수(인하대 융합고고학과) appolo21@hanmail.net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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