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임현택 회장이 취임 6개월 만에 탄핵당한 가운데, 의협은 새 회장 선출 전까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 전환을 결정했다. 이에 비대위원장과 차기 의협 회장을 맡을 후보 선출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대의원회는 전날 의협 회원들을 대상으로 ‘의협 비대위원장 선출 및 후보자 등록 공고’를 의협 홈페이지에 게시했고 이날 오후 4시까지 비대위원장 후보자 등록을 받았다.
앞서 지난 10일 의협 대의원회는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해 총원 224명 중 찬성 170명, 반대 50명 기권 4명으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탄핵 투표의 사유로는 ▲간호법 제정·공포 저지 실패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이후 역할 부재 ▲의료개혁특별위원회 1차 실행방안 정책 실행에 대한 저지 노력 부재 ▲사직 전공의 대상 분열 시도 ▲막말 논란으로 인한 명예훼손 등이 꼽혔다.
이로써 임 전 회장은 지난 5월 취임해 6개월 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의협은 이날 비대위 구성을 의결하며 새로운 의협 회장을 뽑는 보궐 선거를 한 달 안으로 빠르게 진행할 의지를 표명했다.
공고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비대위원장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되고, 오후 8시 의협 회관에서 후보자 설명회가 개최될 전망이다.
1차 투표는 13일 오후 3시부터 5시간 동안 선거권이 있는 대의원 248명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전자투표(온라인)로 진행된다. 이때 과반의 득표를 한 후보가 없다면 같은 날 오후 8시 20분부터 1시간 동안 결선 투표로 비대위원장을 선출한다.
이번 비대위원장은 의협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활동하며, 약 두 달 후에 치러질 의협 보궐선거에도 출마할 수 있다.
비대위원장 후보자에는 ▲대한병원의사협회 주신구 회장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 김택우 회장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김성근 대변인(여의도 성모병원 교수) 등이 거론된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대위원장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해와 소통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두 단체가 앞으로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의협 대의원회 김교웅 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제껏 전공의 단체와 의협 집행부가 부딪혀 왔는데, 비대위원장이 젊은 전공의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고 두 집단을 연결해 힘을 발휘할 분위기를 잘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약 필요하다면 (의협 회장까지) 연결해서 계속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전공의 단체가 불참한 채 ‘여의정’ 형태로 구성돼 의정갈등 당사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협의체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교육부 이주호 장관 등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의원 3선(이만희·김성원·한지아)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의료계에서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가 참여하기로 했다.
야당과 전공의 단체는 이날 협의체 첫 회의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협의체 출범은) 무의미”라며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협의체에 참가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전공의들과 의대 교수들이 빠진 협의체에 대해 국민과 의사들 사이에서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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