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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남녀 공학’ 검토에 재학생 수업 거부·반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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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출입문 일대가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규탄하는 학생들이 적은 항의 문구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뉴스1
1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출입문 일대가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규탄하는 학생들이 적은 항의 문구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뉴스1

동덕여자대학교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재학생들이 수업 거부를 하며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학교 측은 남녀공학 전환이 확정되지 않았고, 재학생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1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 백주년기념관 앞에는 ‘여자들이 만만하냐’ 등의 문구가 적힌 조화(弔花)가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근처에서는 학생들이 붉은 스프레이로 ‘결사 반대’를 계단 바닥에 쓰고 있었다. 본관 앞에서는 총학생회 차원의 필리버스터와 피켓 시위, 학과 점퍼를 벗어두는 ‘과잠 시위’도 진행됐다. 강의에 결석하는 수업 거부 시위도 이뤄졌다. 모두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나타내려는 것이다.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논의는 일부 교수들을 통해 학생들에게 알려졌다. 재학생들에 따르면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강의 중에 남녀공학 전환과 관련된 교수 발언이 있었다”는 제보 글이 올라왔다. 이에 총학생회는 교무처 등에 사실 여부를 문의했고, 학교로부터 남녀공학 전환 관련 논의가 있었다는 답변을 들었다.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이 12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이 12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최현아 총학생회장은 “기획처에 지난 주말 내내 면담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며 “소통이 막힌 상황을 타개하려면 단체 행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컴퓨터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예원(21)씨는 “(남녀공학 전환은) 중요한 사항임에도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제대로 공지하지 않았다”며 “일부 교수들의 발언으로 이번 사안이 처음 알려진 상황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했다.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에 참여한 지모(23)씨는 “학교 측 소통 부재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이 반대 시위에) 강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앞 조동식 선생(동덕여대 설립자) 흉상이 학교 측의 일방적인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한 학생들에 의해 계란과 밀가루 등을 뒤집어 쓴 채로 있다. /뉴스1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앞 조동식 선생(동덕여대 설립자) 흉상이 학교 측의 일방적인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한 학생들에 의해 계란과 밀가루 등을 뒤집어 쓴 채로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남녀공학 전환이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학생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학교의 신규 발전계획안 ‘비전 2040′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남녀공학 전환이 아이디어 중 하나로 나왔을 뿐”이라며 “어떤 사안이든 학생과 교직원 모두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가운데 여자 대학은 현재 6곳이며 모두 사립 대학이다. 이화여대와 숙명여대, 서울여대는 남녀공학 전환 논의가 없었다고 한다. 반면 성신여대는 2018년, 덕성여대는 2015년 공학 전환이 추진됐으나 학내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앞서 상명여대는 1996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상명대로 바뀌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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