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수사 범위를 축소하고 특검 추천 권한을 제3자에게 맡기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의 반대 사유를 일정 부분 수용해 특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선고를 앞두고 ‘시선 돌리기’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반대 명분을 잃게 되는 만큼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 ‘수정안’ 꺼내든 민주당, 여당 분열 노림수?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다른 야당들과 함께 김건희 특검법을 오는 14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 수사 대상과 특검 추천 방식에 대해 모두 열어놓고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이번에도 옹색하게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한다면 국민에게 더 큰 실망감과 분노만 안겨 드릴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 표결에 앞서 수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17일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포함해 총 14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에 포함한 바 있다. 다만 수정안은 수사 범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및 선거 개입 의혹’으로 국한했다. 여당이 주장하는 이른바 ‘독소조항’을 뺀 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특별검사 추천 권한도 제3자에게 맡기기로 했다. 현재 발의된 특검법안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각 한 명씩 특검을 추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여당은 이 지점을 강하게 반대해 왔다. 공정한 특검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여당의 추천권을 배제하고 민주당 입맛에 맞춰 특검을 고르는 것이 중립적이고 공정한 특검인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야당이 수정안 발의를 공식화하면서 여당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그간의 반대 논리가 사실상 힘을 잃게 됐기 때문이다. 명분이 사라진 상황에서 여당으로서도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노리는 것도 이 지점이다. 한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반드시 통과시키기 위해 축소하고 수사 추천범위까지도 제3자까지 열어놓는 결단했다고 말씀드린다”며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했다.
일단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수정안에 대해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수정안을 띄운 것 자체가 민주당의 ‘정략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 선고에 집중된 시선을 흩뜨리려는 교만하고 얕은 술수”라며 “이 대표 선고 직전에 신상특검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민주당 내에 유죄의 심증이 퍼져있음을 보여주는 인상적 장면”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이를 추진할 경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반헌법적이고 나쁜 특검법안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할 경우 즉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했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도 계속되는 ‘특검법 정국’에 대한 부담이 역력하다는 점은 변수다. 지난달 4일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국면에서 당론으로 부결 투표를 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탈 표가 발생한 것은 여권 내부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보다 직접적으로 김 여사 특검법 수용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특단의 선제적 조치를 결단해야 한다”며 “독소조항을 삭제한 여야 합의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재난 시 대피 위한 ‘임시주거시설’,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 꽁꽁 싸여있던 ‘오징어 게임’ 시즌2 세트장에 가봤다
- YG엔터테인먼트, ‘롤러코스터’ 실적 속 엇갈린 주가 행보 ‘눈길’
- 식품 신선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알 수 있다
- 편의점 양강, 3분기 성적 어땠나… GS25 ‘울고’ CU ‘웃고’
댓글0